부활한 해양경찰교육원…안전한 바다 지킬 인재 양성 '구슬땀'
해경 해체로 해양경비안전교육원 개편, 3년 만에 이름 되찾아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2014년 6월 25일 전남 여수시 오천동 해양경찰교육원에서는 해경의 마지막 실기시험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물어 해경 해체를 선언해 무기한 연기됐던 실기시험이 한 달여 만에 열린 것이다.
해양경찰교육원은 전문성과 실무 능력을 갖춘 해경 양성을 위해 2013년 11월 이곳에 문을 열었지만, 갑작스러운 해경 해체 방침에 1년만인 2014년 11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교육원으로 개편됐다.
그 후 3년만인 27일, 다시 찾은 해양경찰교육원은 교육생과 지도를 담당하는 교수들이 훈련하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해양경찰교육원에서는 해경 간부후보생과 교육생 등 53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해양구조훈련장에서는 해경 간부후보생 9명과 경찰 간부후보생 50명 등 59명이 합동으로 구조훈련을 했다.
폭 20m, 넓이 15m 규모의 훈련장에는 0.6m의 높은 파도에 비바람이 불어 마치 태풍이 덮친 듯 요란했다.
교육생들은 높은 파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에 뛰어들어 힘차게 물길을 헤치고 올라왔다.
헬기를 이용해 익수자를 구조하는 훈련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함포사격훈련장에서는 순경으로 임용될 예정인 교육생들이 20mm 벌컨포 운용 방법을 배우고 있었다.
300t급 이상 경비정에 장착되는 20mm 벌컨포는 모든 교육생이 필수로 배우는데 3일이면 기본적인 장전과 사격을 할 수 있다.
해양경찰교육원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모든 교육생에게 인명구조 자격증과 수상레저조종면허, 해기사 5급 자격증 등 3대 자격증을 따도록 하고 있다.
누구나 어떤 현장에 배치되더라도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해경'이라는 본래의 이름을 되찾은 지 하루가 지나 만난 이들의 얼굴에서는 해경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가 넘쳐 보였다.
구조담당 교수를 맡은 배성훈(41) 경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대에서 활동할 때 중국집에 짜장면을 주문했는데 해경에는 배달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한탄했었다"며 "본래의 이름을 찾은 만큼 예전의 모습보다 한 발 더 앞선 해경이 바다를 지킬 수 있도록 후배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부후보생 김병준(27)씨는 "고등학생 때 태안반도에서 기름 유출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해경의 모습을 보고 나도 해경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진짜 해경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원제(36) 교육생도 "본래의 이름을 되찾고 더 좋아진 해경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고 뿌듯하다"며 "늦깎이로 해경에 입문했지만, 해경이라는 조직을 넘어서 나라에 헌신할 수 있게 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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