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더위에 가축도 '털썩'…전북에서만 37만여 마리 폐사
폭염특보 발효 이후 닭·오리·돼지 피해 급증
농가, 축사 온도 낮추려 '안간힘'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펄펄 끓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자 전북에서만 가축 수십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북 지역에서 폐사한 가축 수는 모두 37만3천790마리다.
세부적으로 보면 닭 36만7천909마리, 오리 4천500마리, 돼지 1천381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졌다.
폐사는 처음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됐고,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지난 21일부터 급증했다.
특히 닭이 속절없이 죽어 나갔다.
전북도는 몸 전체가 깃털로 싸여 있고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힘든 구조를 닭의 폐사 원인으로 분석했다.
좁은 공간에 많은 닭은 몰아넣은 밀집 사육도 폐사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농민들은 뜨겁게 달궈진 축사에 물을 뿌리는 등 가축 폐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돼지우리 내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지붕에 연신 물을 뿌리고 있고, 송풍기나 대형 선풍기도 배치했다.
돼지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면 시원하고 조용한 곳으로 옮겨 해열제를 주사하고 있다.
닭 사육농가는 지붕에 차광막을 설치해 햇볕을 막고 환풍기로 환기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축사를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고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해야 한다"며 "피해가 났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가축재해보험 가입도 필수다"라고 조언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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