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전협정 64주년 맞아 대미대결 강조하며 결속 촉구
노동신문 "지금보다 엄혹한 시련도 각오해야"…주민 다잡기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27일 정전협정 체결 64주년을 맞아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과 대결에서의 '최후 승리'를 위한 단결과 자립정신을 강조하며 주민 결속을 독려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전승 업적을 최후 승리의 축포성으로 빛내어 나가자'는 제목의 1면 사설에서 "미제가 흰 기를 들고 우리 앞에 완전히 무릎을 꿇는 그 날까지 더 억세게, 더 빨리 전진하고 비약해 나가자, 이것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에 우리 군대와 인민이 다지는 심장의 맹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종말이 가까워 올수록 미제의 최후 발악은 앞으로 더 우심해질 것이며 우리는 지금보다 더 엄혹한 시련도 각오해야 한다"며 '정신력'을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의 자립경제는 이미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야만적 제재로 인한 시련과 난관을 짓부수며 전반 분야에서 급상승의 궤도에 확고히 들어섰다"면서 핵 개발에 따른 제재에도 경제 상황이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했다.
특히 "군수공업과 경공업은 현시기 우리 혁명의 2대 전선"이라고 규정하며 경공업 부문 일꾼들에게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를 위한 투쟁에서 만리마 선구자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주민들에게는 사상적 무장과 정신적 단결을 강조하면서, '민심 다독이기'를 위한 소비재 개발 및 국산화에 매진할 것을 경제 부문에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영식 인민무력상도 전날 평양에서 열린 중앙보고대회에서 "남의 힘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기 힘을 믿고 자체의 정치 군사적 위력을 천백 배로 다져나갈 때 최악의 역경 속에서도 나라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내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할 수 있다는 것이 1950년대 조국 수호전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철리"라고 주장했다.
6·25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 기념일', '전승절' 등으로 부르며 경축 분위기로 보낸다.
평양 중앙노동자회관에서는 26일 '공화국 영웅'인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강사와 노동자들의 만남이 열렸고, 군 장병과 노동자, 학생들이 평양 '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에 참배하는 등 올해도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최근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6·25전쟁 시기 김일성의 일화 등을 연일 게재하며 전승절 분위기를 띄워왔으며, 이 과정에서 김일성이 전쟁 당시 광주를 방문했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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