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쌀 최대생산국 中, 미국산 쌀 수입절차 착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이 미국산 쌀의 수입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27일 중신망에 따르면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간 포괄적 경제대화에서 양국이 미국산 쌀의 수입 검역 절차에 대해 합의함에 따라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수입 허용 준비에 들어갔다.
당시 미국 농업부와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미국산 쌀 수입의 위생 요구와 관련된 의정서'에 서명했다.
이는 중국의 수출입 동식물 검역법과 식품안전법에 따라 실시하는 첫 법률적 조치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웨이신 계정을 통해 미국산 쌀의 중국 수입을 구체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고 밝히면서, 이번 조치에 이어 앞으로 2개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미국의 쌀 생산가공 기업이 미국 정부에 등록해 중국 질검총국의 추천과 인가를 받아야 하고, 해충 등 유해생물 유입을 막기 위해 수출용 쌀의 훈증 검사 결과에 대해 중국 측의 평가와 확인을 거쳐야 한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쌀 시장을 개방했으나, 미·중 간 식물위생 관련 조약이 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산 쌀은 수입하지 않았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쌀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2013년부터는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에 수입되는 쌀은 대부분 동남아산이다. 올 상반기 중국 쌀의 수입량은 214만t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은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불균형 시정 100일 계획'의 핵심 내용중 하나다.
현재 중국은 미국산 쌀에 앞서 쇠고기 수입도 허용한 상태다. 중국은 지난달 말 2003년 이후 14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집권 이후 미 행정부가 대북 제재 미흡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강화하자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전날 미중연구센터 연설에서 "미중 양국의 상호 수요와 공동이익은 피차의 이견보다 훨씬 크다"며 "미중관계가 궤도에서 이탈할 가능성을 전력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