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환적화물 바꿔치기' 짝퉁명품 24억원어치 밀수입

입력 2017-07-27 11:00
수정 2017-07-27 16:45
'공항 환적화물 바꿔치기' 짝퉁명품 24억원어치 밀수입

항만 밀수 여의치않자 '신종수법' 개발…세관, 조직원 6명 적발



(영종도=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는 환적화물로 가장하는 신종수법으로 '짝퉁' 명품 20억여원어치를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인천세관은 24억원 상당의 위조 명품을 몰래 국내로 들여온 혐의(관세법·상표법 위반)로 지모(34·여)씨 등 밀수입 조직원 6명을 붙잡아 불구속 상태에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지씨 등은 중국에서 위조한 프라다 가방 등 짝퉁명품 6천여점을 지난해 9월 30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17차례에 걸쳐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중국의 짝퉁명품 제조업자들이 산둥성 옌타이에서 홍콩행 화물로 보낸 물건이 경유지인 인천공항 창고에서 환적될 때를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공항에 도착한 화물을 최종 목적지로 향하는 비행기로 옮겨싣기 전까지 보관하는 '반입창고'에 들어가 짝퉁 명품을 값싼 의류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이었다.

이들은 발각되는 것을 피하려고 바꿔치기할 의류 중량과 이를 담는 포장박스 수를 밀수품과 똑같이 맞추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격적인 범행에 앞서 짝퉁명품 대신 값싼 원단을 들여와 환적 과정에서 바꿔치기를 하는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

테스트가 성공하자 거의 매일 밀수품을 들여왔다. 하루에 두 번 범행한 날도 있었다.

지씨 등이 들여온 짝퉁명품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팔려나갔다. 무려 1천여명이 이들 밀수품을 정가보다 30% 정도 싼 '정품'이라고 믿고 구매했다.

그간 밀수품을 인천항 등 항만을 통해 대량으로 들여오다가 적발된 사례는 많았으나, 공항 환적화물을 이용한 밀수 범행이 발각된 것은 처음이다.

세관 관계자는 "항만을 이용하는 수법이 종종 발각되다 보니 중국 짝퉁 제조업자들이 환적화물 시스템을 뚫어 '새로운 루트'를 개발하려 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환적화물에 대한 검사와 화물 이동 경로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위조상품 밀반입 차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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