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의회 휴회중 법무장관 교체?…美민주 "절대 안돼"
휴회중 임명시는 상원 인준절차 생략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 휴회 중에 법무장관을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가 문을 닫는 8월 휴회기 도중 맘에 안 드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전격으로 해임하고 후임을 곧바로 임명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로, 민주당 내에서 그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휴회 중 임명은 의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 또는 판사의 인준을 계속 지연시킬 때 대통령이 헌법상 권한을 이용해 의회 휴회 기간에 상원 인준절차를 생략하고 임명하는 제도다.
민주당 소속 알 프랑켄(미네소타) 상원의원은 26일(현지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휴회중 법무장관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만약 그렇게 한다면 헌정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켄 의원은 "나는 인준표결 때 세션스 장관에 반대표를 던졌다. 내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도 맘에 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세션스 장관을 해임한 뒤 휴회 중에 새 법무장관을 임명하고, 그런 후 새 법무장관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을 해임할 수 있다는 구상은 한마디로 헌정 위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혹시라도 휴회중 법무장관 교체를 추진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휴회중 법무장관 교체설에 대해 "이런 구상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는 차원에서 확실히 말하겠다"면서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민주당은 절대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휴회중 임명을 막을 일부 수단이 있다. 그 수단을 어느 때든, 밤낮 가리지 않고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 때문에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스스로 손을 떼는 바람에 결국 특검 수사까지 받게 됐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현재 내부에서 그를 해임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사면초가에 빠진', '나약한' 등의 표현을 동원해가며 세션스 장관을 공개로 비난해왔다.
특히 전날에는 백악관에서 레바논 총리와 공동회견을 하던 중 "세션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스스로 제척돼선 안 됐다. 매우 실망했다"고 재차 비판한 뒤 경질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보게 될 것이다.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답변해 경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