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내일 상장…셀트리온과 동반 탄력받을까

입력 2017-07-27 07:49
셀트리온헬스케어 내일 상장…셀트리온과 동반 탄력받을까

공모금액 1조 이상으로 코스닥 역대 1위 '초대어'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오는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셀트리온[068270]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독점 유통 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공모금액이 1조원을 넘어 역대 코스닥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된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5조6천억원이 넘는다. 상장과 동시에 메디톡스[086900](26일 기준 시총 3조6천억원 가량)를 밀어내고 시총 2위 자리를 꿰차게 된다.

셀트리온(13조9천억원)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친 시총은 20조원에 육박한다.

두 기업이 코스닥 전체 시총(26일 기준 217조원)의 10% 가까이 차지하게 되는 만큼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에 따른 양사 주가 향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증시 전문가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등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공모가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장기 주가는 셀트리온과 함께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데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공모가는 향후 성장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싸다. 주가는 상장 첫날부터 강세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이 종목을 업계 최선호주로 꼽고 목표주가 6만원을 제시했다.

진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새로운 바이오시밀러를 속속 내놓으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도 가파르게 늘어나 2019년까지 연평균 증가율이 매출액은 51%, 영업이익은 58%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올해와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고려한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안팎이다. 연간 실적이 50%씩 성장하는 기업의 PER이 20배 정도면 싸다"고 분석했다.

진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친 적정 시가총액이 현재 18조∼20조원을 뛰어넘는 25조원으로 추정한다"며 셀트리온 목표주가 13만6천원도 함께 제시했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실적 모두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목표주가 8만4천원과 투자의견 '매수'로 셀트리온헬스케어 분석을 개시했다.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는 기존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렸다.

엄 연구원은 "미국시장의 경우 지난해 11월 램시마를 출시해 매출액은 아직 미미하나 연말에는 점유율이 12%에 달하는 등 향후 2∼3년간 급격한 성장기를 거치겠다"며 "단기적 수급 분산 우려가 있었으나 셀트리온 실적 성장세가 더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 이슈로 단기적으로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램시마의 경쟁 제품인 '렌플렉시스'를 램시마보다 낮은 가격에 지난 25일 미국에 출시했다"며 "이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직후에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지적돼온 재고자산 문제는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글로벌 독점 판매권을 갖는 대신 셀트리온이 시험생산해 판매허가를 받지 않은 물량도 사들여야 한다.

향후 판매허가가 나오지 않아도 취소·환불을 할 수 없어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로 직결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1조5천994억원으로 자산총계의 90%가량에 달한다.

진홍국 연구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 공모가가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데에는 높은 재고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램시마의 내년 매출이 1조원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 재고 수준은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선민정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장 가능성은 분명하다. 램시마의 우수성을 고려하면 현재 재고자산도 2018년에는 소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막기 위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이슈는 여전히 우려 요인으로 남았다.

개정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따라 하반기부터 자산규모 5조∼10조원 대기업집단에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및 공시 의무가 부여되는데 셀트리온그룹도 원칙적으로는 규제 대상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지분관계가 없지만 셀트리온 매출액의 80% 이상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44.12%를 가진 최대주주다. 상장 후 서 회장 측 지분율이 37%가량으로 낮아지지만, 제재 대상이 되는 총수일가 지분율 요건(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을 넘는다.

한 대형 증권사의 바이오·제약 담당 연구원은 익명을 전제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 측에서는 정부 승인이 필요한 제약산업의 특성과 불리한 조건을 포함한 계약 등을 들어 규제 예외대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결국 공정위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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