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후 주택 상징 '옥상 물탱크' 사라진다

입력 2017-07-30 07:29
부산 노후 주택 상징 '옥상 물탱크' 사라진다

40억원 들여 철거공사 무료 시행…9천건 신청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부산지역 노후 단독주택의 상징적인 설비인 옥상 물탱크가 사라진다.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부산형 물 복지 사업'의 하나로 올해 40억원을 들여 옥상 물탱크를 무료로 철거하는 사업을 벌이기로 하고 신청을 받은 결과 9천건이 넘게 접수됐다고 30일 밝혔다.



철거 대상은 옥상 물탱크가 설치된 5층 이하 건물이다.

부산 상수도사업본부는 신청 가구를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옥상 물탱크를 철거하고 수도관을 각 가정에 바로 연결하는 공사를 무료로 해 준다.

수도관 연결 공사를 하면서 필요할 경우 가압이나 감압장치도 함께 시공한다.

옥상 물탱크는 고지대가 많은 부산 원도심 단독주택이나 연립주택 등에 대부분 설치돼 노후 주택가의 보기 싫은 상징처럼 여겨졌다.

수돗물 생산이 원활하지 않아 시간제 급수를 할 당시 수돗물을 받아 보관했다가 사용하기 위해 설치됐다.

수압이 낮은 고지대나 높은 건축물 등에서 수돗물 수압을 높이려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하지만 정수장 시설과 수도관로를 확충하면서 시 전역에 상시 급수가 가능해지면서 옥상 물탱크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졌다.

옥상 물탱크는 파란색이나 노란색 일색으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햇빛을 직접 받으면서 세균 번식 등 수질오염 우려도 제기돼 철거 요구가 높았다.

부산시 상수도본부는 2015년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일대 155가구를 대상으로 물탱크 철거 시범사업을 벌인 데 이어 '부산형 물 복지' 원년으로 선포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철거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부산 원도심 노후 주택가의 상징물이 된 옥상 물탱크를 철거해 도시 미관을 살리고 수돗물 오염도 예방하도록 하겠다"며 "철거 신청이 들어 온 물탱크는 가까운 지역 상수도사업소에서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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