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6통의 편지에 담긴 여고생들의 진심
영광여고 학생들, 군산 중앙파출소에 감사와 응원편지
경찰관들 "감동 편지 받아볼 줄은 몰랐다. 앞으로 더 힘내겠다"
(군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늦은 밤에도 학교 주변을 순찰하시는 경찰관 아저씨들, 늘 감사합니다."
전북 군산경찰서 중앙파출소에 23일 오후 뜻밖의 택배 상자가 도착했다.
택배 기사의 손에 들려온 상자 전면에는 '영광여자고등학교'라고 적혀 있었다.
당시 신고 사건이 많이 정신이 없던 경찰관들은 곧장 상자를 개봉하지 못하고 한쪽에 뒀다.
근무교대를 할 즈음에서야 택배 생각이 난 경찰관들은 함께 상자를 열었다.
이들은 상자 안에 든 편지 6통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름 아닌 영광여고 봉사동아리인 '하트 스트링'(Heart String) 소속 학생들이 손수 적은 편지였다.
폭염에 바깥에서 고생할 경찰관들을 위해 용돈을 모아 구매한 과자 6개도 함께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항상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관님 덕분에 마음이 든든합니다. 야자(야간자율학습) 끝날 때마다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우리 학교를 지켜주시는데 한 번도 감사인사를 전하지 못한 것 같아요. 날씨가 덥고 습해서 근무하기 힘드실 텐데 언제나 힘내세요" 등의 응원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한 학생은 "(세상이 흉흉해) 밤을 무서워하는 여학생입니다. (여태껏)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순찰에 여념이 없는 경찰관분들 있어서이지 않을까 합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가슴이 찡해진 경찰관들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한동안 서서 편지를 여러 번 읽었다.
편지에 감명을 받은 한 경찰관은 중앙파출소 명의로 이 학생들에게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중앙파출소 조성진 경사는 "순찰을 하다 등·하굣길에 학생들을 마주친 일이 전부인데 이렇게 감동적인 편지를 받아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항상 술 취한 분들에게 시달리다 이런 편지를 받으니 힘이 난다. 앞으로도 사명감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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