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잼버리서도 힐러리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
스카우트연맹 "우린 정치단체 아냐…스카우트 정신 훼손"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이스카우트 행사에 참석해 예의 '정치적 발언'을 늘어놓았다가 스카우트연맹과 스카우트 출신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열린 보이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연설하던 중 '정적'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린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다"며 작년 대선 얘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자신이 간발의 차로 승리한 미시간주와 관련, "클린턴은 열심히 하지 않았다"며 그를 비판했다. 또 '가짜뉴스'와 '가짜 여론조사'에 대한 불만을 재차 거론했다.
4년마다 열리는 잼버리는 스카우트의 가장 중요한 행사로, 보이스카우트 대원 등 수만 명이 참석한다. 역대 대통령들도 종종 이 행사에 참석해 봉사와 시민 정신 등에 대해 연설했다.
이에 스카우트연맹은 당일 저녁 성명을 내고 "스카우트는 전적으로 초당적인 조직으로 어느 한쪽의 입장이나 정치 후보·철학, 물건·서비스를 홍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전통적으로 대통령 연설 초대가 특정 정당이나 정책의 공개적인 지지 표명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카우트 출신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스카우트 출신인 화가 글렌 엘비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기회를 다른 사람을 비판, 비하하는 기회로 삼고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아이들에게 그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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