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영향?…최근 레지오넬라증 환자 급증
경기도 작년 환자 22명, 올 들어 벌써 19명 발생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3군 법정 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해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등을 중심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경기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19명이다.
벌써 지난해 연간 발생 환자 22명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도내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4∼6명 불과했으나 2015년 13명으로 늘어난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다.
레지오넬라증 환자 증가세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이다.
전국 레지오넬라증 환자는 2010∼2014년 매년 30명 안팎이었으나 2015년 45명으로 는 데 이어 지난해에는 128명에 달했다. 올해도 벌써 92명이나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최근 레지오넬라증 감염환자 증가를 감염병 감시 체계의 확대, 기온 상승, 환경 오염 등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레지오넬라증 감염환자 증가세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상황"이라며 "각 국가는 레지오넬라균 검사 및 감염 신고가 증가하고,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며, 환경 오염이 많아진 것을 이 감염병 증가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레지오넬라증은 냉각탑수, 샤워기, 수도꼭지, 분수대, 온수 욕조 등의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이 비말(날아 흩어지는 물방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감염된다.
감염되면 발열, 기침, 호흡곤란, 전신 피로감 등의 증상을 보이며, 주로 50대 이상, 만성 폐질환자, 면역저하자, 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올해 도내에서 발생한 레지오넬라증 환자의 70%가량이 60대 이상 노인이다.
이 감염병은 또 특정 계절이 아닌 사실상 연중 발생한다.
레지오넬라증에 걸리면 대부분 항생제 등으로 치료가 되지만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도 보건당국은 레지오넬라증 환자를 막기 위해 각 시군과 함께 매월 대중목욕탕, 찜질방, 대형 백화점, 요양병원, 분수대 등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실시, 검출된 시설에 대해서는 사용 중지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지난 4∼6월 도내 170개 시설을 대상으로 이뤄진 409건의 검사에서는 11%(45건)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보건당국은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가급적 대중 목욕시설 등 출입을 삼가는 등 고온다습한 환경을 피하도록 당부했다.
또 각 다중이용시설 관리자도 냉각탑 물이나 분수대 물 등을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등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대중목욕시설의 욕조는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25∼45도로 유지하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관리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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