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보행자의 오아시스 그늘막 텐트…"설치 확대해야"

입력 2017-07-26 11:32
수정 2017-07-26 11:54
폭염 속 보행자의 오아시스 그늘막 텐트…"설치 확대해야"

용인 보정동·마북동 주민센터에 시민 칭찬 릴레이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연일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횡단보도에 설치한 그늘막 텐트가 보행자들에게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경로당 노인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폭염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지만, 일반 보행자를 위한 배려는 부족한 상황에서 그늘막 텐트 설치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 주민센터 앞 죽전로 횡단보도 앞에는 지난 7일부터 커다란 그늘막 텐트가 설치됐다.



2m 높이의 이 텐트는 보정동 주민센터가 나눔장터 등을 위해 보유하고 있던 공공비품으로, 천막을 씌운 캐노피형이어서 성인 3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햇빛이나 비를 피할 수 있다.

신동익 보정동장과 지중석 주민자치위원장이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1분 이상 교통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시민들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햇볕을 피할 방법을 고민하다 주민센터가 보유한 텐트를 생각해 냈다.

그늘막 텐트가 설치되고 나서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보행 신호 전에 1∼2분 동안이라도 텐트 안에 들어가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보정동 주민센터 공무원 이현주씨는 "날씨가 정말 더울 때는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모든 사람이 텐트 안에 들어가기도 한다"면서 "그늘막 텐트를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좋아들 하시니까 설치한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보정동 주민센터의 그늘막 설치를 벤치마킹해 용인시 마북동 주민센터도 지난 20일부터 구성역 인근 연원마을사거리 횡단보도에 그늘막 텐트 2개를 설치해 시민들의 칭찬을 받고 이다.

마북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그늘막 설치 이후 '시원하다', '고맙다'는 주민의 전화가 걸려왔고,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민원인도 한마디씩 칭찬을 해주고 있다"면서 "예산 한 푼 들이지 않고도 주민들이 폭염을 피하는 데 도움을 주는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과천시도 이달 초 과천정부종합청사역 11번 출구 2개소, 별양동 우체국 앞 2개소, 중앙공원 앞 1개소 등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보다 5개소에 성인 2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그늘막 텐트를 설치했다.

현재 그늘막 텐트를 설치한 지자체는 많지 않지만, 일부 지자체가 도입을 추진 중이다.

화성시는 그늘막 텐트 설치 지자체 사례를 벤치마킹해 최근 2천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그늘막 텐트 50개를 구매했다. 장마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동탄 1·2지구와 병점지구의 횡단보도에 시범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올해 그늘막 텐트 설치계획이 없다. 다만,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의 요구에 따라 올해 그늘막 텐트 구입 예산을 세워 내년 여름에는 텐트를 설치하기로 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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