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ECB의 테이퍼링 조짐에 "시기상조" 우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움직임에 경고를 보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IMF는 이날 발표한 연례 유로존 경제 평가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 상승세를 보일 때까지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굳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CB가 매월 600억 유로를 한도로 국채를 매수하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축소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 ECB의 결정은 10월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초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보고서에서 실제로 물가가 오르거나, 물가 전망이 개선됐다는 실질적 증거를 통해 정당화될 때까지는 ECB의 선도적 지침도 변함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CB는 지난 6월 유로존의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들을 내세워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낮춘 선도적 지침을 제시한 바 있다.
통화정책 회의가 끝난 뒤에 나온 발표문에서 '금리를 현 수준이나 더 낮은 수준으로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표현해온 문장 중 '더 낮은 수준'이라는 문구를 뺀 것이다.
IMF가 성급한 테이퍼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것은 경제 성장률이 미국과 영국을 앞서고 실업률도 떨어진 반면 임금 상승률은 미약해 조기에 물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ECB는 2%에 근접한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로 잡고 있다.
한편 IMF는 유럽의 일부 은행들이 상당량의 부실 자산을 안고 있는 데다 수익성도 낮다고 지적하고 각국이 문제 해결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IMF는 악성 부채를 처리할 시장이 육성될 수 있도록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국가 자산관리 회사에 청사진을 제시하고, 정부 지원의 요건을 명확히 할 것을 권고했다.
이어 부실 은행 폐쇄를 통해 구조 조정과 재편이 장려돼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금융 동맹을 완성하는 것이 은행들을 더욱 안전하게 만드는 데 긴요하다고 IMF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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