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향나무 훔쳐 100만원에 넘긴 일당 2명 구속

입력 2017-07-26 11:10
3천만원 향나무 훔쳐 100만원에 넘긴 일당 2명 구속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좋은 나무, 좋은 가격에 드리겠습니다"

노동일을 하는 한모(51)씨와 직업이 없는 김모(52)씨는 지난달 13일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조경 매장을 찾아 좋은 나무가 있으니 사라고 은근히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들은 앞서 집 근처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를 오가며 본 모양새도 좋고 오래된 향나무를 캐서 팔면 돈이 될 거라는 마음을 먹고 얼마에팔아야 할지 시세를 확인할 겸 조경 매장을 찾았다.

그러다가 이날 오후 7시께 고성군 한 조경 가게 앞에서 나무를 사러 충북 제천시에서 온 김모(52)씨와 조경업자 이모(61)씨를 발견, 오래된 향나무를 싸게 판매한다며 접근했다.

충북에서 온 일행은 한 씨 일행과 함께 같은 날 오후 9시께 향나무가 있다는 마산합포구 한 마을로 향했다.

이 씨 일행은 잠시 망설였지만, 시가 1천만원하는 나무를 1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져 제안을 받아들였다.

한 씨가 망을 보는 동안 충북에서 세 사람이 준비한 연장을 이용해 향나무를 캔 다음 제천에서 몰고 온 차에 옮겼다.

높이 2m의 150년 된 향나무를 훔치는데 걸린 시간은 20분에 불과했다.



한 씨와 김 씨는 이 씨에게 나무를 넘기고 100만원을 받았다.

이 씨 일행은 훔친 나무를 가져가 다시 판매할 목적으로 키우고 있었다.

마을 주민 신고를 받은 경찰은 마을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해 이들을 붙잡았다.

이 씨는 "나무를 잘 살려서 다시 마을로 보내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이 훔친 나무는 마을 주민들에겐 정신적 지주와 같은 소중한 존재였다.

마을 주민 이모(55)씨는 "나무는 우물가에 있었고, 생명의 원천인 우물을 보호하고 있었다"며 "마을 사람들이 자식 잘되라, 동네 잘되라고 빌던 소중한 나무다"라고 말했다.

조경업자에게 확인한 결과 분실된 향나무가 현재는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 시가 1천만원대지만, 식재를 해 관리를 잘 하면 3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나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26일 다른 절도 전과가 있는 한 씨와 김 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충북에서 온 김 씨와 이 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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