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미래부장관 "실패한 연구도 자산으로 만들 것"(종합)

입력 2017-07-25 18:23
수정 2017-07-25 18:58
유영민 미래부장관 "실패한 연구도 자산으로 만들 것"(종합)

KIST에 취임 후 첫 정책현장 방문…"연구과정 산출물 빅데이터화"

"기초 연구 집중 지원…과기정통부가 정부 CIO 역할 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고현실 기자 =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5일 과학기술인들과 현장 간담회에서 "연구 결과가 나오는 과정에서 나오는 산출물도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정책현장 방문으로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찾은 유 장관은 기초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 장관은 "기업이 실패를 지식 자산화하는 것처럼 정부 차원에서 연구과정의 산출물을 종합적으로 공유하고, 융합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난 주 청와대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구 프로젝트의 성공률이 97∼98%에 달하는데 뒤집어 놓고 보면 성공률이 높은 쪽으로 자원이 집중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며 "현장 연구자들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쫓아다니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향식 기초 연구 과제는 '묻지마'라고 할 정도로 지원하도록 국가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연구과제의 성과 평가와 보상에 대한 프로세스를 연구자 중심으로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민 장관은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정부의 CIO(최고정보책임자)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부는 26일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명칭을 바꾼다.

유 장관은 "과학기술과 ICT 부서가 과거에는 떨어져 있다가 합쳐졌는데 아직도 보이지 않는 칸막이가 있다고 느낀다"며 "과학기술과 ICT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만큼 물리적, 화학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합해야 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산하 기관장 인선과 관련해 유 장관은 "나도 MB 정부 때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으로) 3년 임기였는데 1년 9개월 만에 나왔다"며 "그동안 나온 예들로 보면 주어진 틀에서 무리없이 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산·학·연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해 과학기술계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노도영 광주과학기술원 교수은 "일단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연구비를 따야 하고픈 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상향식 연구나 자유 공모 과제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연구자들이 연구비 공포에서 해방된다면 성공에 목매지 않고 하고픈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직 연구원들의 고용 불안정도 화두가 됐다.

한 연구자는 "연 단위로 계약이 되기 때문에 계약이 되는 순간부터 나의 다음 직장은 어디인가 생각하게 된다"며 "고용이 불안정해 연구자 지원이 장기적이지 못하고, 프로젝트 자체도 장기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과학이 중요한 한 축이기 때문에 먼저 이곳을 방문했다"며 "R&D의 비중이 과거보다 커지고 있지만, 투자를 늘려가는 데는 설득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기술 분야가 국민과 소통을 통해 알려지면 R&D 재정 투입도 쉽게 해결될 것"이라며 더 많은 현장 소통을 약속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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