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해군 발포에 남중국해서 베트남 어민 4명 피격 논란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해군이 남중국해에서 조업 중이던 베트남 어선에 총격을 가해 어민 4명이 부상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빈딘 성(省) 재난구조 당국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2일 밤 베트남 남부 콘다오 섬 동남쪽 245㎞ 해상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이 자국 어선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해당 어선에는 모두 6명의 어민이 타고 있었으며, 이중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딘 성 재난구조 당국은 "중상을 입은 어민 2명은 콘다오 섬 의료센터로 옮겨졌고, 상태가 차츰 호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남중국해 남부 나투나 제도 주변 해역에서 벌어졌다.
천연가스와 어족자원이 풍부한 이 해역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 베트남 등도 영유권을 주장해 마찰을 빚어왔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작년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나투나 해역에 침입한 중국 어선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으며, 중국 정부가 이 해역이 '중국어민의 전통 어장'이라고 주장하자 전투기와 구축함을 추가배치하는 등 군사대응 태세를 강화해 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해군은 베트남 어선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인도네시아 해군 대변인인 기그 시파술타 대령은 "22일 오전 6시께 인도네시아 EEZ 경계선에 지나치게 접근한 석유시추선과 이를 호위하는 베트남 해안경비대 함정 3척과 접촉했으나 별다른 갈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21일과 23일에도 불법조업 중인 베트남 어선 3척을 적발했지만, 허공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을 뿐"이라면서 "베트남 당국의 주장은 사실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나투나 해역에서는 올해 5월에도 불법조업 단속 문제를 놓고 인도네시아 단속선과 베트남 해안경비대가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양국 정부는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기로 합의했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초 불법조업 혐의로 연행했던 베트남 어민 695명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불법조업에 대한 강경대응 기조를 세운 이후 올해 4월까지 296척의 외국 어선을 나포해 침몰시켰고, 베트남 어선이 이중 절반(142척)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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