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교 딱딱한 이념교육에 랩·VR 등 도입해 호응 얻어

입력 2017-07-25 11:26
中 대학교 딱딱한 이념교육에 랩·VR 등 도입해 호응 얻어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일부 대학에서 딱딱한 이데올로기 교육에 혁신적인 교수법을 도입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관영 매체가 보도했다.

25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일부 대학이 낡은 이론으로 치부돼 학생들의 관심을 잃은 이념 및 정치학 수업에 가상현실(VR) 기술과 랩 음악 등을 도입했다.

베이징이공대학은 지난해부터 '이데올로기 및 정치이론 강좌'에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해 수강생들이 80년 전 홍군(紅軍·인민해방군의 전신)이 수행한 장정(長征)을 간접 체험하도록 했다.

가상현실 고글을 착용한 학생들은 '장정길 다시 걷기' 프로그램에서 눈 덮인 끝없는 들판과 가파른 절벽 아래 울퉁불퉁한 길에서 장정 노선을 따라가며 홍군 병사들이 남긴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한 학생은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 교과서와 선생님 강의로만 장정에 관해 배웠기 때문에 별다른 인상이 남지 않았는데 이제 가상현실 구글로 경험해보니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멍구(內蒙古)사범대학의 '마르크시즘 기초이론강좌'에서는 학생들이 '마르크스는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 출생자)라는 랩 음악을 이용해 강의에서 느낀 점을 표현하게 했다.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이공학원에선 쉐룽 교수가 공산당 강좌를 생방송하면서 당 건설 이론을 생생한 사례로 설명해 누리꾼들로부터 갈채를 받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2016년 12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대학 정치·이념교육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런 대학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수년 동안 마르크스주의, 마오쩌둥(毛澤東)사상, 윤리교육 강의실은 학생들이 낮잠 자거나 농땡이 부리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로 전락했고 시험 전에 벼락치기 공부하는 강좌로 인식됐다.

그러나 시 주석이 학생들의 재능 계발 및 이념·정치학습 실시에 있어 윤리교육을 중심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후 각 대학이 이데올로기·정치강좌 혁신에 나섰다는 것이다.

리린잉(李林英) 베이징이공대 마르크스주의학원 교수는 "가상현실 기술이 이념·정치이론을 가르치는데 직접적이고 생생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대학의 윤리강좌가 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점점 더 많은 학교가 혁신적인 이념·정치강좌 교수법을 채택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동시에 많은 교수가 강의를 풍부하게 하려는 노력에 힘입어 명성을 얻고 인터넷 유명인사가 됐다"고 전했다.

reali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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