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반대' 미국 대표단 "사드 배치 철회해야"
"북핵문제 해법은 한미군사훈련·군비확장 경쟁 중단"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하는 미국인들이 방한해 사드 배치 철회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했다.
'사드배치철회 미국평화시민대표단'은 25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국과 미국 정부에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사드가 배치되면 남북관계와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긴장시키고, 사드 배치 주변 지역의 건강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물리학자이자 국제안보 전문가인 시어도어(테드)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를 인용해 "사드 체제가 미사일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사되는 상황에서 유용하다는 검증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드가 중국의 미사일 체제를 감시할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사드 한반도 배치의 주된 목표일 것이라고 다수가 추측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축소하면 핵 동결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고 거론하면서, 사드 배치가 이와 같은 상황에서 남북한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책은 사드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해 군비 확장경쟁을 멈추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사 질 스타인(전 미국 녹색당 대선후보)씨는 "미 육군 핸드북에 사드에서 3.6㎞ 이내는 안전하지 않다고 쓰여 있는데 경북 성주에는 3.6㎞ 구간 안에 주민 2천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사드가 배치된 곳에서 얼마나 거리를 둬야 안전한지 알려진 바도 없다"고 지적했다.
평화단체 '코드핑크' 창립자인 메데아 벤자민씨는 "촛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왜 대화나 협상으로 문제를 풀지 않고 사드 배치를 강행하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사드 배치 강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군사주의 행보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에는 미국 단체 80여곳과 개인 280여명이 연명했다. 연명인 가운데는 놈 촘스키 MIT 교수와 코넬 웨스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등도 포함됐다.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경북 성주를 찾아 주민과 원불교 관계자들을 만나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27일 서울로 돌아와 외교부 장관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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