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질질 끌어낸' 유나이티드항공, 순익 39% 증가
여론악화 불구, 업계 과점화·새 요금제도 영향 승객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판매하고도 탑승까지 마친 승객을 "질질 끌어내" 물의를 빚은 미 유나이티드항공이 '갑질' 비판여론에도 불구, 2·4분기에 매출과 순익 모두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유나이티드항공이 2·4분기(4~6월) 중 매출 100억 달러(약 11조1천720억 원), 순이익 8억1천800만 달러(약 9천138억 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 순이익은 39% 각각 증가한 것이다.
오스카 무노스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는 19일(현지시간) 열린 콘퍼런스 콜에서 "고객 서비스 개선이 이뤄진 결과"라며 "실적향상에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4월 9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빌로 향할 예정이었던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서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승객을 공항 경찰 등 당국자를 동원해 강제로 끌어낸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사건후 민간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소비자의 56%가 유나이티드항공을 "타지 않겠다"고 응답하는 등 여론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2·4 분기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다.
하지만 4~6월 유나이티드항공 이용승객은 3천824만 명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여론악화에도 불구하고 승객이 늘고 실적이 향상된 것은 미국 항공업계의 과점화와 새로운 요금제도 도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미국 항공업계는 2013년 3대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미국 전국 주요 공항의 90%에 한 게 또는 두 개의 항공사가 좌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새로 도입된 요금제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업계는 올봄 이코노미석보다 더 싼 "베이식 이코노미" 요금을 도입했다. 애널리스트인 로버트 만은 "새 요금제 도입으로 가격 면에서도 저가항공사와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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