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자문위, 15세 미만 여성 조혼금지 권고

입력 2017-07-24 20:50
사우디 국왕자문위, 15세 미만 여성 조혼금지 권고

"여성 건강에 나쁘고, 교육받을 권리 박탈"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는 24일(현지시간) 15세 미만 여성의 조혼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하라고 법무부 등 유관 부서에 권고했다.

슈라위원회의 여성 위원들을 주축으로 마련된 이 권고안은 또 15∼18세 여성이 결혼할 때는 여성 어머니와 해당 여성의 동의, 신체·정신적인 문제가 없다는 전문 위원회의 확인 등 엄격한 제한 조건을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신랑의 나이가 신부의 배가 넘어서는 안 된다는 조건도 명시됐다.

슈라위원회는 "조혼은 여성의 심신을 해칠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손해를 끼친다"면서 "인간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는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따라 조혼은 금지 또는 극히 제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혼을 하면 어린 여성의 건강 문제도 일으키지만, 무엇보다 여성이 학교를 그만두는 원인이 된다"면서 "여성이 교육을 받아 권리를 신장해 전통적인 사회·문화적 관습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에서 조혼 풍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부족사회의 관습이 남은 일부 지방에서 전근대적 조혼이 여전히 이뤄진다.

특히 부인을 4명까지 둘 수 있는 일부다처제가 허용되기 때문에 나이 든 남성이 성년이 되지 않은 가난한 집 여성을 3, 4번째 신부로 맞기도 한다.

늙은 남편이 먼저 죽었을 때 어린 부인이 가족을 부양해야 해 가난이 대물림되는 악순환도 조혼의 문제로 지적된다.

사우디는 조혼을 금지한 1988년 유엔아동권리협약에 서명했다.

사우디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교육을 강조하는 '비전 2030' 계획을 추진중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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