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네 산맥 곰 습격에 양 떼죽음…뿔난 농민들
프랑스 1990년대 종 복원사업…최상위 포식자로 가축 위협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프랑스와 스페인이 접한 피레네 산맥의 목초지에서 불곰 한 마리의 습격으로 양 169마리가 죽는 사건이 벌어지자 농민들이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피레네 산맥에서 사냥 때문에 불곰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자 30여 년 전 외국에서 들여온 곰을 방사하며 생태계 복원 사업을 하고 있다.
곰이 습격한 양 떼는 프랑스 남서부 쿠플랑의 농장 주인 소유였다.
일주일 전 목초지에 나타난 곰이 양 한 마리를 공격하자 나머지 놀란 209마리의 양들이 200m 높이의 절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다음날 절벽 아래에서는 168마리의 양 사체가 발견됐다.
스페인 뉴스통신 유로파 프레스는 양 한 마리의 사체에서 곰 털이 발견됐다며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농부들의 손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역 농민단체는 반발하고 나섰다.
농민단체는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면서 산을 살아 있게 하는 목축이 커다란 포식자에게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레네 산맥에서 태어난 곰은 2004년 사냥꾼의 총에 죽으면서 사라졌다.
프랑스는 이미 1990년대 슬로베니아에서 들여온 종으로 곰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피레네 산맥에는 30여 마리의 불곰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도 피레네 산맥에서는 곰의 습격을 받은 양 130여 마리가 죽는 사건이 있었다.
피레네 산맥 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지대 농민들은 가축이 곰의 습격으로 죽는 사건이 잇따르자 직접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작년 9월에는 피레네 산맥 스페인 아스투리아스에서 총에 맞은 불곰 사체가 발견됐다. 불곰은 스페인에서는 보호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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