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현장서 외국인근로자 분실 200만원 찾아준 특전사

입력 2017-07-24 17:30
수해복구 현장서 외국인근로자 분실 200만원 찾아준 특전사

육군 13공수특전여단 소속 권범수·이성준 하사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수해 현장에서 대민지원 활동을 펼치던 특전사 대원들이 외국인 노동자의 소중한 뭉칫돈을 찾아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13공수특전여단 소속 권범수(27) 하사와 이성준(22) 하사는 지난 21일 오후 청주시 미원면 일대 수해 현장에서 뭉칫돈을 발견했다.

침수된 주택 내 진흙 속에 있던 돈은 5만원권 40장, 무려 200만원이나 됐다.

두 부사관에게는 자신들의 봉급보다 큰돈이었다.

이 돈을 잃어버린 주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헤아린 이들은 지체 없이 수소문을 시작했다.

얼마 뒤 인근에 사는 카자흐스탄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 샤키(47)씨 부부가 목돈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부사관이 찾아낸 뭉칫돈은 샤키씨 부부가 멀리 타국땅에 와 힘든 노동을 통해 한푼 두푼 모아온 월급이었다.

샤키씨 부부는 수마로 일터는 물론 힘들게 모은 돈마저 잃어버리자 절망에 빠진 채 한국을 떠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들의 돈을 찾아준 두 부사관을 향해 샤키씨는 서툰 한국말로 "땡큐 코리아, 원더풀 특전사"를 연발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다.

한국말을 못하는 샤키씨 부부를 대신해 인근 주민으로부터 이런 선행을 전해 들은 부대 측은 두 부사관에게 표창을 하기로 했다.

두 부사관은 "칭찬받을 게 아닌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타국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샤키씨 부부가 다시 희망을 찾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재민들이 더는 할 일이 없다고 말할 때까지 수해복구 작업에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13공수여단은 최근 내린 폭우로 사상 최악의 수해가 발생한 충북지역에서 수해복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이날까지 주택 163동, 비닐하우스 90동, 농경지 4.9㏊의 복구를 도왔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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