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허난성장, 부패관리 미국 도피사건 연루 혐의"

입력 2017-07-24 16:03
"中 허난성장, 부패관리 미국 도피사건 연루 혐의"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천룬얼(陳潤爾) 중국 허난(河南)성 성장이 최근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뒤 몰래 미국으로 도주한 공산당 간부와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4일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천룬얼 성장이 지난 3월 25일 미국으로 도주한 펑쉬펑(彭旭峰) 후난(湖南)성 기초건설투자그룹 당서기 겸 사장과 연루 혐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펑쉬펑 당서기가 해외로 도주하자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즉각 후난성에 조사관들을 파견했다면서 조사 결과 펑쉬펑이 도주한 이후 자기 부친 외에 천룬얼 성장 등 4명의 친구들과 비밀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룬얼 성장은 지난 2006년3월부터 2013년4월까지 창사(長沙)시 당서기로 재직 시 창사시 주택건설위원회 부주임이었던 펑쉬펑을 창사시 철도교통그룹 이사로 임명해 100억위안(1조6천503억원) 규모의 지하철공사 예산을 관리하도록 맡겼다.

펑쉬펑은 이때부터 천룬얼 성장의 예금인출기 역할을 했다. 펑쉬펑 이사가 외국으로 이체한 1억5천만달러(1천673억원) 가운데 1억달러(1천115억원)가 천룬얼 성장을 대신해 송금한 것이었다.

천룬얼 성장은 창사시 당서기로 있을 때부터 인터넷을 통해 부패 정치인이라는 소문이 퍼지는 등 부정적인 뉴스가 여러 차례 보도됐다. 특히 홍콩 잡지인 개방(開放)은 지난 2010년 8월 7일 창사시 간부 6명이 연명으로 서명한 '창사시 당서기 천룬얼의 참모습'이란 제목의 비리 폭로 편지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천룬얼 성장이 2006년 창사시 당서기로 오기 두 달 전 후난(湖南)성 샹탄(湘潭)시 공업용지의 용도를 변경해 부동산업체에 4억위안(660억원)의 불법이득을 취하도록 하는 등 권력을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도모했다고 비판했다.

천룬얼 성장은 또 창사시 당서기로 있을 때 측근만 중용하고 간부들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는 한편 친척이나 주변 참모들의 불법행위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당시 창사시 간부들 사이에서 승진하기 위해서는 천 성장의 부인과 처남, 처제, 아들 등 그의 친척을 거쳐야만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가 받고 있는 세 번째 혐의는 투기와 사익 편취, 뇌물 청탁이다. 그는 2006년 샹탄시 당서기 시절 후난성 상무위원으로 진입하기 위해 후난성의 부성장급 이상 고위층들을 샹탄시 리조트나 골프장, 낚시터 등으로 초대해 접대하고 선물 공세를 폈다.

천룬얼 성장은 이밖에 생활이 타락하고 태도가 부패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창사시 주민들은 천룬얼 성장이 유흥업소 접대부를 창사시 산하 지역 하급 여성간부로 기용해 자신의 정부로 거느렸다고 주장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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