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브라더 끝판…中, 개인정보·AI로 범죄예측 추진

입력 2017-07-24 15:03
수정 2017-07-24 15:14
빅브라더 끝판…中, 개인정보·AI로 범죄예측 추진

안면·보행·행동패턴 등 분석…국민 감시강화·오심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중국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범죄예측·예방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 경찰이 기업과 손잡고 범죄가 발생하기 전에 용의자를 식별하고 체포하도록 돕는 AI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과학기술부 리 멍 부부장은 "우리가 우리의 스마트 시스템과 스마트 설비들을 잘 이용하면, 누가 테러리스트이고 누가 나쁜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지 미리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리 부부장은 범죄예측은 정부 영역에서 AI 기술이 활용되는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범죄예측 기술은 감시 카메라 화면에서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안면인식, 보행분석, 개인 재식별 등 다양한 AI 기술을 활용한다. 이 밖에 군중 속에서 수상한 행동 패턴을 탐지하는 군중 분석 기법도 사용될 수 있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 개발업체인 '클라우드 워크'는 개개인의 움직임과 행동에 대한 데이터를 이용한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예컨대 누군가 무기를 파는 상점을 찾을 경우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평가하는 식이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특정인의 범죄 가능성이 위험 수위까지 높아지면 경찰에 이를 알려 경찰이 개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업체 대변인은 FT에 "경찰은 고도로 수상한 그룹을 가려내기 위해 빅데이터 등급 시스템을 이용하며, 이는 사람들이 어디에 가고, 무엇을 하는지를 기반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누군가 부엌용 칼을 산다면 그건 괜찮지만, 만약 그 사람이 나중에 봉지와 망치를 또 산다면 이 사람은 수상한 인물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현재도 자국민 감시, 통제를 위해 일상적으로 국민의 개인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부터 빠르게 진화하는 AI 소프트웨어까지 계속 등장하는 신기술로 당국의 감시 능력은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직 초기 단계인 범죄예측 기술을 두고 오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중국은 사법제도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결여된 국가로 꼽힌다는 점에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법은 아직 저지르지 않은 범죄로 기소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범죄 기도 혐의로는 기소할 수 있다.

'베이징 웨이헝 로펌' 변호사 리 샤오린은 중국에서는 "증거가 없더라도 실제로 용의자가 기소될 수 있는 것"이라며 "증거 없이 이뤄진 오심은 중국 사법제도 때문에 항소심에서 뒤집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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