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제왕 프룸 "올해 투르드프랑스, 가장 어려웠다"(종합)
투르드프랑스 통산 네 번째 우승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영국의 크리스 프룸(32·팀스카이)이 프랑스를 일주하는 세계 최고 권위 도로 사이클 대회인 '2017 투르 드 프랑스'를 네 번째로 정복하면서 이 시대 최고의 라이더로 우뚝 섰다.
프룸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에서 23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 투르 드 프랑스에서 총 86시간 20분 55초의 기록으로 개인종합 우승을 거뒀다.
프룸은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또 2013년 우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네 번째 개인종합 우승을 달성했다.
프룸이 내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도 우승한다면 이 대회 최다 우승 타이(5승)도 이룰 수 있다.
개선문을 배경으로 샹젤리제 거리에 마련된 시상대에서 개인종합 우승자를 상징하는 옐로저지(마요 죈·maillot jeune)를 입은 프룸은 "이 대회에서 우승할 때의 느낌은 매번 독특하고 다르다. 이번에도 새로운 싸움으로 이 자리에 올라섰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시상식을 지켜보고 있는 아내와 어린 아들 켈란을 보고 "다시 만나다니 대단하다. 한 달 이상 길 위에서 산 기분"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1985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태어난 프룸은 총 21개 구간에 걸친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구간 우승을 거두지 못했다.
잔날 마르세유에서 열린 20구간은 프룸이 자신 있어 하는 타임 트라이얼(도로독주)로 펼쳐졌지만, 프룸은 이 구간에서 3위에 그쳐 '구간 우승 없는 종합 우승'을 하게 됐다.
프룸은 "이번 대회는 지금까지 참가한 대회 중 가장 어려웠다. 경쟁자들의 실력이 훨씬 높아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주 동안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모든 선수에게 경의를 표한다. 우리는 서로 힘들게 싸웠고, 고통을 주고받았지만, 가장 빛났던 것은 펠로톤(선두 그룹) 안에서의 동지애와 우정이었다"고 동료 선수들을 챙겼다.
특히 자신을 빛내준 미켈 란다, 미하우 크뱌트코브스키, 미켈 니에베 등 팀스카이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동료가 없었다면 우승하지 못했다. 레이스 안팎에서 그들의 헌신과 열정 덕분에 이 팀의 일원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개인종합 2위는 프룸보다 54초 늦은 콜롬비아의 리고베르토 우란(캐논데일-드라팍)이다.
프룸을 1분 이내로 뒤쫓아 2위를 차지한 선수는 우란이 처음이다.
우란은 "기쁘다. 수년간 힘들게 노력한 결실을 봤다. 프룸과 같은 라이벌을 두고 대단한 경주를 펼쳤다"며 "콜롬비아 사람들에게 열심히 노력한 만큼 결실을 본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주최국 선수 우승'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로맹 바르데(AG2R라몽디알)는 프룸과 2분 20초 차이로 개인종합 3위에 올랐다.
대회 최고 스프린터를 상징하는 그린저지는 우여곡절 끝에 호주의 마이클 매슈스(선웹)가 입었다.
유력한 그린저지 후보였던 슬로바키아의 피터 사간(보라-한스그로헤)이 대회 초반 4구간에서 영국의 마크 캐번디시(다이멘션데이터)를 밀쳤다는 이유로 실격, 논란 속에서 대회에서 퇴출됐다.
사간은 2012년부터 5년 연속으로 투르 드 프랑스의 그린저지를 독식했던 스타 라이더다.
이후 독일의 스프린트 강자 마르셀 키텔(퀵스텝)이 5개 구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그린저지를 차지했다. 그러나 키텔은 17구간에서 낙차 사고를 당해 기권했다.
키텔에 이어 스프린트 2위를 달리던 매슈스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서 감격의 그린저지를 품에 안았다.
산악왕이 입는 붉은 물방울무늬 레드폴카닷 저지는 매슈스의 팀 동료이자 룸메이트인 프랑스의 와렌 바르길(선웹)에게 돌아갔다.
25세 이하 선수 중 최고 성적을 낸 선수를 상징하는 화이트저지는 영국의 사이먼 예이츠(오리카-스콧)가 차지했다. 예이츠는 지난해 화이트저지를 입은 애덤 예이츠의 쌍둥이 형제다.
몽제롱에서 샹젤리제까지 103㎞를 도는 대회 마지막 21구간 우승자는 독일의 딜란 그뢰네베겐(로토NL-점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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