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운동부족 탓'…美보건정책 컨트롤타워, 코카콜라 장학생?
신임 CDC수장, 코카콜라 후원받아 운동프로그램…교묘한 여론몰이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보건정책의 컨트롤타워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이 비만과 당뇨의 원인으로 꼽히는 탄산음료 업체 코카콜라와 유착 관계에 놓여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보건의료 정책자문을 맡았던 브렌다 피츠제럴드 전 조지아 주(州) 보건장관은 최근 CDC 센터장에 취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피츠제럴드 신임 센터장은 조지아 주 보건장관으로서 일종의 '비만과의 전쟁' 정책을 추진하면서 코카콜라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받았다.
높은 아동 비만율을 낮추기 위해 학생들에게 매일 30분씩 운동하도록 하는 '파워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코카콜라 후원을 통해 관련 예산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탄산음료보다 운동부족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코카콜라의 '교묘한' 홍보전략과 맞물려있다.
코카콜라로서는 운동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부각함으로써 "설탕을 함유한 탄산음료가 비만의 원흉"이라는 학설을 희석하려는 취지에서 조지아 주에 거액을 후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파워업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탄산음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 없이 "운동이 체중감량의 핵심요소"라는 점이 집중적으로 강조돼 있다는 뉴욕타임스는 꼬집었다.
피츠제럴드 센터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CDC 프로그램을 위해 코카콜라의 후원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면서 "CDC의 자체 기준에 따라 적절한 검토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CDC 센터장이 코카콜라를 건강정책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CDC와 코카콜라는 모두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본부를 두고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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