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 법안 놓고 백악관 공보라인 '엇박자'(종합)

입력 2017-07-24 09:31
러시아 제재 법안 놓고 백악관 공보라인 '엇박자'(종합)

대변인 "기쁘게 지지"…공보국장 "트럼프, 서명여부 결정 안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김연숙 기자 = 미국 의회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법안을 처리키로 한 데 대해 백악관의 대외 입장 표명이 엇갈리고 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일단 법안 지지 입장을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정부는 러시아를 강경하게 대하는 것을 지지하고, 특히 러시아 제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안의 원안은 부실하게 작성됐지만, 하원과 상원을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는 (의회가) 필요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에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현재 법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는 의회가 러시아 제재 법안을 원안대로 처리하지 않고 완화하도록 로비를 벌여온 백악관의 기존 입장과는 크게 달라진 반응이다.

지난달 14일 상원을 통과한 러시아 제재 법안은 대통령의 일방적 제재 해제와 대(對)러시아 정책 변경을 의회가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러시아 정보기관과 군부, 에너지·운수기업 등이 저지르는 부패와 불법 금융 행위를 추적하고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했다.

특히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일가에 대한 특검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이어서 새 제재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같은 날 CNN 방송에 출연한 앤서니 스카라무치 신임 백악관 공보국장은 샌더스 대변인과 다소 엇갈리는 답을 내놨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업무를 시작한 지 2∼3일밖에 안 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물어보는 게 좋겠다"며 "대통령은 그 법안에 서명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에 러시아가 영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정보기관들의 보고서 내용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카라무치 공보국장은 최근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을) 했을 수도, 안 했을 수도 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러시아에 아주 강경한 입장을 취할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참모들이 경쟁적으로 의견을 제안하면서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WP에 "미 행정부는 러시아·이란에 대한 제재와 그 법안의 방향성을 지지한다"며 "그러나 법안의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단정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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