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개헌저지 압박 높인다…대행진·48시간 총파업
24일·28일 행진, 26∼27일 총파업…야권 지지 바이올리니스트 부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야권이 제헌의회 선거를 저지하기 위해 24시간 총파업을 벌인 데 이어 48시간 총파업 등을 통해 압박 강도를 높인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전날 지지자들을 향해 오는 26일과 27일 이틀간에 걸쳐 총파업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야권은 또 24일과 28일에는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행진을 열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개헌을 위해 30일 실시할 예정인 제헌의회 선거의 철회를 요구할 방침이다.
"개헌을 통한 사회주의 변화와 혁신이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마두로 정권은 선거를 통해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545명의 의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야권은 제헌의회가 자신들이 장악한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권력 강화를 위한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해왔다.
전날에도 개헌을 저지하기 위한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이어졌다. 오토바이를 탄 경찰과 국가수비대는 최루탄을 쏘며 대법원을 비롯해 수도 카라카스 곳곳에 모여 돌과 화염병 등을 던지며 저항하는 반정부 시위자들을 해산시켰다.
시위는 야권이 자체적으로 임명한 대법관 33명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열렸다. 야권의 대법관 임명은 법적인 효력이 없으며 대법원 구성원들의 교체를 희망하는 상징적인 정치 행위다. 2015년 말 치러진 총선에서 의회를 장악한 야권은 친정부 성향이 강한 대법원을 구성하는 대법관 교체를 추진해왔다.
정부가 야권의 자의적인 신임 대법관 임명이 불법으로 무효인 만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야권이 임명한 대법관 중 1명이 정보당국에 의해 체포됐다고 의회는 전했다.
반정부 시위 부상자도 속출했다. 특히 여러 반정부 시위현장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해온 우일리 아르테아가(23)가 왼쪽 얼굴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아르테아가는 돌과 화염이 날아다니고 최루탄 연기가 자욱한 시위현장에서 베네수엘라 전통음악인 '알마 야네라'를 연주해 입소문을 탔다.
약 넉 달 가까이 이어진 격렬한 반정부 시위에 따른 혼란 속에 최소 103명이 숨졌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이지만 친정부 시위자, 경찰, 길 가던 구경꾼, 약탈자 등도 포함됐다.
야권은 마두로 행정부의 독재와 부패, 무능, 퍼주기식 복지정책 탓에 나라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과 서방 언론의 비호 아래 우파 정치인들과 재계, 보수언론 등 기득권층이 벌이는 경제전쟁과 정권을 탈취하기 위한 정치적 반대 탓에 경제난과 정국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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