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위, 이념·인물·조직 '우회전 쇄신' 시동
분과별 담당위원 구성…류석춘 "당장 징계는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류석춘호(號) 혁신위원회가 이념·인물·조직 등 3개의 분과를 나눠 본격적인 쇄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방향 지시등은 우회전을 가리키고 있다.
정부조직법과 추경안 등 핵심 쟁점들이 7월 임시국회에서 마무리 된 데다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당 내부 혁신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23일 한국당에 따르면 혁신위는 지난 19일 10명의 위원들을 발표한 뒤 두 차례의 회의를 거쳐 이념·인물·조직 등 3개의 쇄신 분과를 나누고 위원들별로 담당 분과를 정했다.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위원들이 갖춘 전문성을 고려해 이념, 인물, 조직 쇄신 등 분야별 담당을 정했다"며 "혁신위의 전반적인 일은 10명의 위원들이 함께 하고,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만 담당별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분과별 위원 구성은 정해졌지만 대외적으로 발표하기에는 곤란하다. 외부로 노출될 경우 청탁 등으로 업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훼손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을 아꼈다.
지난 두 차례의 회의에서는 주로 거대 보수정당이 탄핵과 대선을 거치면서 몰락한 원인에 대해 격론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앞으로 주 3회씩 비공개 회의를 열고 한국당의 쇄신을 위한 단기·중기·장기적 과제를 설정한 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쇄신 방향을 보면 우선 이념적으로는 한국당의 전신 새누리당이 취했던 이념적 위치보다 '우클릭'할 가능성이 크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취임 일성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좌클릭'으로는 우파 혁신을 할 수 없다"며 앞으로 한국당에 보수적 색채를 강하게 덧칠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직 쇄신은 외부에서 보수 인사를 수혈하고 당헌·당규 개정 등을 통해 중앙당과 지역의 조직 등을 재정비 하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적쇄신이다.
한국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찬성파와 반대파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이같은 내홍을 의식한 듯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전진"이라며 "친박과 비박,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간 논쟁이 당의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자문해 볼 때"라고 글을 올렸다.
당내 인적 쇄신이 '친박 처단' 등으로 흐르는 것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이에 대해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줬으니 직접 말은 못하고 페이스북을 통해 우회적으로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본다"며 "혁신위가 당장 누군가를 징계한다면 당이 엉망진창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징계에는) 아주 정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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