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풍부한 식사에 당분 음료 곁들이면 살 더 찐다

입력 2017-07-23 07:00
단백질 풍부한 식사에 당분 음료 곁들이면 살 더 찐다

美연구 "체내 지방 연소량 줄고 에너지 대사균형 파괴돼"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고단백질 식사에 단 음료를 곁들이면 당분 없는 음료를 마실 때에 비해 몸 속에 잉여 지방이 더 많이 축적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똑같이 햄버거나 치킨, 스테이크 등 고단백 식품으로 식사해도 콜라나 쥬스 등단 음료 대신 물이나 당분 없는 음료를 마시는 것이 비만 예방에 상대적으로 더 나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 산하 '그랜드포크스 인체영양연구센터'의 섀넌 캐스퍼슨 박사 팀은 이는 음료 속 당분으로 공급되는 추가 열량 중 약 3분의 1이 체내에서 연소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식품엔 탄수화물·지방·단백질 등 3대 영양소가 있다. 연구팀은 설탕 음료의 형태로 탄수화물을 추가할 경우 지방과 단백질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정상 체중의 평균 연령 23세인 27명의 성인에게 첫 날은 단백질이 15%, 다음날엔 30%가 함유된 식사를 제공했다.

식단은 빵과 햄, 치즈, 감자, 버터 등으로 구성됐다. 한 끼 식사 지방은 17g, 열량은 500cal로 동일하게 맞췄다. 다만 한 끼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다른 끼니는 당분 없는 음료를 줬다.

이들은 만 이틀동안 '열량계측실'에서 생활토록 하며 산소와 이산화탄소 흡입·배출량 등을 재고, 소변을 검사했다. 이를 통해 인체의 에너지 대사량과 3대 영양소 사용량을 계량하기 위해서다.



실험 결과 설탕 음료를 마셨을 때는 당분 없는 음료를 마셨을 때에 비해 지방 분자의 분해를 보여주는 지방 산화량이 8% 줄었다.

그런데 같은 단 음료를 마셨을 때에라도 15% 단백질 함유 식사를 한 경우엔 지방 산화량이 평규 7.2g 줄어든 반면 30% 단백질 함유 식사 때는 감소량이 12.6g이었다.

연구팀은 "인체가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을 쓰는 것이 지방 보다 더 쉽다"면서 "탄수화물을 다른 영양소와 함께 공급하면 몸은 탄수화물 먼저 사용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당분의 형태로 추가 투입된 탄수화물을 몸이 먼저 소비(연소)하느라 지방 소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남는 지방이 몸의 어딘가에 더 축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사의 단백질 양이 많을수록 몸의 지방 소비량이 더 줄어드는 이유는 추가 탄수화물과 단백질로 인해 대사에 균형이 깨지기 때문으로 추정했으나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비만인이나 다양한 연령대를 포함해 좀 더 많은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더 장기간 연구를 통해 이런 미진한 부분을 더 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무료 공개 국제학술지 '생체의학센터 영양'(BMC N)에 실렸다.[https://bmcnutr.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40795-017-0170-2]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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