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후보자 "수사·기소 분리 불가"…경찰과 충돌 예고(종합)

입력 2017-07-21 20:48
검찰총장 후보자 "수사·기소 분리 불가"…경찰과 충돌 예고(종합)

문무일 24일 청문회 서면답변…경찰 영장청구권 부여도 반대

"과거사 사건에 사과 전향적 검토…방산비리 엄단·靑캐비닛 수사단서 확인"

2012년부터 재산세 등 8차례 350여만원 체납 이력·교통위반 과태료 5차례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문무일(56·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의 수사 기능을 없애고 기소권만 부여하는 식의 검·경 수사권 조정 방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문 후보자는 24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판사가 재판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할 수 없듯이,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와 기소는 성질상 분리할 수 없는 것으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등 검찰제도를 둔 대부분의 국가에서 검찰이 기소 기능과 함께 수사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경찰수사의 자율성을 어느 정도 부여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검찰이 독점한 영장청구권을 경찰에 부여하는 방안에도 "국민 기본권 보장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 후보자의 답변은 경찰이 주장하는 '검찰의 수사·기소 완전 분리'와 정반대의 내용으로 향후 마찰이 예상된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국정 과제로 삼은 문재인 정부는 연내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확정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문 후보자는 정부가 연내 입법을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에 대해선 "깨끗하고 청렴한 국가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국회 논의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효율적인 부패척결 방안 마련에 지혜를 모으겠다"고 했다.

또 검찰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 확보, 인권 존중 수사관행 정착, 검찰 의사결정 과정 합리화를 꼽으며 "외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수사할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과거 검찰이 강압·부실 수사를 해 재심 결과 무죄가 확정된 과거사 사건에 대해 "당시 시대 상황으로 인해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취임하게 되면 (사과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축소 여론이 있는 검찰 공안 조직에 대해서도 개편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수사 지휘의 서면화 방안, 법무부 검사 보임 단계적 축소 구상, 밤샘조사 허가요건 강화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서울중앙지검의 방산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임을 인식하고 유관기관 공조·단속활동 전개로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박근혜 정부 당시 문건 관련 수사에는 "특별검사에게 인계받은 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수사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문 후보자는 부인과 함께 2012∼2015년 8차례에 걸쳐 재산세, 자동차세, 주민세 등 354만여원을 체납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 후보자는 "체납 사실을 알고 그 무렵 모두 납부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2012∼2014년 교통위반으로 5차례 단속돼 과태료 18만8천원을 물기도 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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