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성사될까"…간절한 이산가족, 꾸준히 상봉 신청

입력 2017-07-23 08:00
"이번엔 성사될까"…간절한 이산가족, 꾸준히 상봉 신청

남북 군사회담 불발에 이산가족들 안타까움 짙어져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남북 군사회담이 불발된 가운데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움은 짙어만 가고 있다.

앞서 정부는 17일 북한에 남북 군사당국회담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하지만 북한이 우리 정부가 군사회담 날짜로 제시한 21일까지 아무런 답변도 보내오지 않으면서 남북 군사회담은 무산됐고, 이 때문에 북한이 적십자회담에도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한적) 관계자는 23일 "우리가 회담 날짜로 제시한 8월 1일까지 1주일도 넘게 남아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북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에 품은 이산가족들의 상봉 신청과 상봉 관련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



한적 관계자는 "남북 적십자회담을 제안한 날인 17일부터 21일 현재까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을 통해 북녘 가족과의 상봉을 신규 신청한 경우가 3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적십자회담 제의 이후 상봉 신청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분들도 많아 7명의 이산가족에게 신청서를 보내드렸다"라며 "이분들은 곧 우편으로 상봉 신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 예정자까지 포함하면 1주일 만에 10명의 이산가족이 추가로 상봉 신청을 한 셈이다. 지난달 이산가족 상봉 신청이 25건(1주일 평균 6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적십자회담 제의를 계기로 상봉 신청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적 관계자는 또 이산가족 상봉 신청과 관련한 상담은 3건(방문 2건·전화 1건), 기존의 상봉 신청자가 개인 정보를 수정한 경우는 4건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산가족들은 북한의 호응으로 적십자회담이 성사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기를 애타게 고대하고 있다.

강완구(85·서울 노원구) 할아버지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올해에는 꼭 상봉 대상자로 선정돼 북한에 있는 형을 만나고 싶다"라며 "남북 적십자회담이 꼭 성사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 할아버지는 경기도 연천군 출신으로, 1950년 손위의 형이 북한 인민군에 징집되면서 생이별했다.



한편 통일부와 한적이 함께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13만 1천200명으로, 이중 생존자는 6만 513명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끝내 북녘의 가족과 만나지 못하고 숨을 거둔 이산가족은 7만 687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절반이 넘는 53.9%에 달한다. 6월 한 달에만 상봉 신청자 중 258명이 사망했다.

이산가족 생존자의 연령대는 90세 이상이 19.6%(1만1천866명), 80∼89세 43.0%(2만5천991명), 70∼79세 22.9%(1만3천873명), 60∼69세 8.4%(5천81명), 59세 이하 6.1%(3천702명)로, 80세 이상 비율이 62.6%에 달하는 등 고령화가 심각하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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