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이사장 장기공백 끝난다…곧 공모절차 착수
내부적으로 실무 준비 모두 마쳐
후임에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김성주 전 의원 등 오르내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580조원에 가까운 국민 노후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체제의 출범을 계기로 리더십 장기공백을 끝내고 정상궤도로 복귀하고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문형표 전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후 7개월 이상 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이사장이 빠진 상태에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이사(기금운용본부장)마저 지난 21일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퇴해 굵직한 기금투자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이런 불안정한 조직운영체제를 장기간 끌고 가는 것은 결국 가입자인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이사장 제청권한이 가진 박능후 복지부 장관의 취임을 계기로 서둘러 종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돼 있다.
그동안 이사장 자리가 비었는데도 공모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도 2개월 넘게 신임 복지부 장관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미 내부적으로 새 이사장 공모에 나서기 위한 사전 실무 준비는 모두 마쳤다. 복지부도 국민연금의 조속한 경영안정에 힘을 보탤 태세다.
국민연금은 따라서 새 장관이 업무를 시작하면 복지부와의 교감을 거쳐 이른 시일 안에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사장추천위원회는 공단 비상임이사와 외부인사 등으로 구성되며 보통 1∼2차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공모방법과 절차를 정하고 모집공고에 들어간다.
이사장 선임절차는 3단계를 거친다. 이사장추천위원회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심사를 하고 복수의 후보자를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한다.
그러면 복지부 장관이 이 중에서 한 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이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이사장의 임기는 3년이며 경영실적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현재 복지부와 국민연금, 정치권 주변에서는 새 이사장 후보로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와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연명 교수는 지난 대선 기간 당시 문재인 후보의 복지공약 설계를 주도했으며,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사회분과위원장을 맡았다.
19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성주 전 의원도 국정기획위에서 전문위원단장을 맡아 자문위원을 보완하는 전문위원들을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도 후보로 거론되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노조는 깨끗하고 개혁적인 공단 이사장을 원한다면서 ▲ 연금제도·기금에 대한 전문적 식견 보유 인사 ▲ 공적연금 강화 철학 견지 인사 ▲ 기금운용의 민주성·투명성·공공성 견지 인사 ▲ 자율적, 민주적인 공단운영 인사 ▲ 공단 구성원과 대화, 소통할 수 있는 인사 등 5대 자격 기준을 제시했다.
sh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