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놀 때 가장 바빠요"…피서지 안전지킴이들

입력 2017-07-22 07:00
"남들 놀 때 가장 바빠요"…피서지 안전지킴이들

해수욕장 여름파출소 24시간 나흘 연속 근무

수상안전요원 종일 해변 순찰, 계곡 단속도 격무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우리도 아이들 데리고 시원한 물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그래도 피서객 안전을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일합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바다와 계곡에 인파가 몰리는 가운데 묵묵히 피서객의 즐거운 물놀이를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있다.

여름파출소 경찰관과 해수욕장 수상관리요원, 계곡 불법영업 단속반은 종일 피서객과 부대끼며 여름을 난다.

전북 군산시 선유도 여름파출소에서 근무하는 임대환(50) 경위는 일 년 중 요즘이 가장 바쁘다.

피서객으로 북적이는 해수욕장과 계곡에서 운영되는 여름파출소에는 매일 수십 건의 신고와 민원이 쏟아진다.

해수욕장 몰래카메라 단속부터 각종 성범죄는 물론이고 유실물 신고, 단순 접촉사고까지 모두 여름파출소의 몫이다. 술에 취한 피서객과 씨름하는 것은 일상이다.

임 경위를 포함한 경찰관 2명과 의무경찰 6명은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손이 모자랄 지경이다.



8명이 2조로 나눠 나흘씩 돌아가며 밤샘 근무를 하지만 쉬는 날에도 큰 사건이 발생하면 근무를 자처한다.

잠자리도 편하지 않다.

항상 피서객 주변에 있어야 하는 탓에 해변에 설치된 좁은 컨테이너가 이들의 유일한 휴식처다.

임 경위는 "잠자리도 불편하고 많은 신고를 처리하느라 피곤하지만, 우리가 피서객의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피서객들이 경찰을 믿고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치안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넓은 백사장에서 인명구조 활동에 힘쓰는 수상안전요원도 격무에 시달린다.

부안군 격포 해수욕장에서 근무하는 최영(50)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해변을 순찰한다.

뜨거운 여름 햇볕에 달궈진 모래를 바쁘게 오가며 물놀이객의 안전을 확인하는 게 주요 업무다.

익수사고가 발생하면 최씨를 비롯한 수상안전요원들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구조와 심폐소생술, 응급처치를 도맡는다.



자칫 구조가 늦으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11명의 수상안전요원은 근무 중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최씨는 "해수욕장 곳곳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고 초소에서는 쌍안경으로 피서객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며 "부디 안전요원들의 통제에 잘 따라 안전한 휴가를 보내고 돌아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계곡 불법영업 단속반도 피서객의 즐거운 물놀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완주군 하천계 단속반은 매일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관내 45개 하천을 부지런히 돌며 불법 행위를 단속한다.

계곡에 설치된 평상 등 불법 구조물과 바가지요금, 쓰레기 배출, 취사 등이 주요 단속대상이다.



이 과정에서 단속반은 불법영업을 한 상인들로부터 욕과 협박을 듣기 일쑤다.

지난해 152건의 불법 상행위 단속을 하면서 각종 위협에 시달렸다고 단속반은 토로했다.

완주군 장일석 하천계장은 "계곡을 찾는 모든 피서객이 즐겁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불법영업 단속에 힘쓰고 있다"며 "성수기를 맞은 상인들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남들 놀 때 일하는 단속반의 고충을 헤아려달라"고 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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