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폭우 피해액 533억…충북 전체보다 110억 많은 이유는
하천붕괴 28곳 22㎞…공공시설물 피해가 전체의 75% 차지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천안시의 지난 16일 폭우 피해액이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충북 전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돼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청주를 비롯한 충북 9개 시·군의 피해액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피해 조사 결과 천안시 피해액이 110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1일 천안시에 따르면 이번 집중호우 피해액이 533억4천6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별로는 도로·하천 등 공공시설 400억600만원, 주택·농경지 등 사유시설 133억4천만원 등이다.
오는 23일까지 조사를 마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반면 충북 9개 시·군 피해액은 공공시설 377억2천만원, 사유시설 46억6천만원등 모두 423억8천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천안시 특정 면에서 발생한 폭우 피해액이 충북 9개 시·군보다 109억6천600만원이나 많다.
이는 그동안 언론에서 보도된 상황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충북의 경우 많은 7명의 사망자와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고, 도심 곳곳이 물에 잠기다 보니 천안보다 피해가 훨씬 크게 비쳐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천안시 관계자는 "피해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천안의 피해액이 충북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의 경우 피해가 목천·병천·성남·수신·북·동면 등 지역 동쪽에 집중됐는데, 불어난 물로 하천 둑이 유실되거나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는 등 공공시설물 피해가 컸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실제 지방·소하천 둑 28곳 22㎞가 무너지면서 250억원의 피해를 냈다. 전체 피해액의 절반에 가까운 것이다.
또 농경지 침수·매몰(1천57㏊) 62억원, 농어촌도로(3.6㎞) 유실 33억원, 산사태(27곳) 26억원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천안은 인명피해와 주택 침수피해가 없지만, 공공시설물 피해가 충북보다 훨씬 크다 보니 피해액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최종 피해액은 중앙합동조사단의 현지실사가 끝나는 24일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시는 지역 폭우 피해액이 특별재난지역 지정 기준인 105억원을 크게 웃도는 만큼 조만간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할 계획이다.
시는 이번 주말과 일요일인 22∼23일에도 군부대 지원을 받아 응급복구에 힘쓸 방침이다.
ju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