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 집단 괴롭힘 피해 학생…2년간 12명으로부터 물고문까지

입력 2017-07-21 14:56
동창 집단 괴롭힘 피해 학생…2년간 12명으로부터 물고문까지

졸업 후에도 계속 폭행, 집 밖에도 못 나와…피해학생 후유증

경찰, 공동폭행 등 혐의로 조사…교육청 27일 학폭위 개최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중학교 동창들로부터 장기간 집단 괴롭힘을 당한 피해 학생이 정서 불안과 인지 기능 이상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광주 광산경찰서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등에 따르면 A(16·고1)군 등 중학교 동창들에게 가혹 행위 피해를 당한 B(16·고1)은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정서 불안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의 1차 피해자 조사에서 A군 등 3명이 지난 1년여간 지속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드러났으며 날짜를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시기와 방관한 학생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오랜 시간 많은 학생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B군 부모와 재단은 B군이 2015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여간 12명에게 일시적, 반복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군 등은 지난달 24일 새벽 광주 광산구의 한 모텔에 "생일빵을 해주겠다"며 B군을 불러내 나체 사진을 찍어 친구 15명이 활동하는 SNS에 공유했고 모텔 욕실에 한 시간 넘게 가두고 찬물을 뿌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B군의 머리카락을 손질해준다며 라이터로 태운 뒤 엉망으로 잘라버렸고 B군은 결국 삭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지난 2년간 같은 동네에 사는 B군을 수시로 불러내 아파트 놀이터 놀이기구에 손을 묶고 옷을 찢은 뒤 도망가거나 추행하고 돈을 빼앗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학생 부모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이 B군에게 '다른 후배를 때리지 않으면 대신 맞을 것'이라고 강요해 학교 폭력 가해자로 만들어버린 일도 있었다.

밝은 성격으로 알려진 B군은 감정 기복이 심해졌고 지난달 모텔에서 괴롭힘을 당한 직후에는 자살 징후 증세까지 보였다.

B군을 상담한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은 B군이 인지 기능에 문제를 보이고 심한 불안 증세를 보여 외출조차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공동폭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A군 등 3명을 형사 입건했으며 추가 가담자들을 조사 중이다.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도 오는 27일 오전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