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 표기지침에 '중국 각자 명칭 사용' 금지…대만 '발끈'

입력 2017-07-21 14:36
신화통신 표기지침에 '중국 각자 명칭 사용' 금지…대만 '발끈'

'국가 존재 부정' 압박에 대만정부 "서로 인식차만 확대" 반발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중국과 대만의 각자 명칭 표기 원칙인 '일중각표'(一中各表) 용어의 사용을 금지하자 대만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의 중국담당 부처인 대륙위원회는 신화통신이 지정한 금지 용어에 일중각표를 비롯해 대만의 존재를 상징하는 용어들이 대거 포함된 데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다.

추추이정(邱垂正)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중국이 양안의 대립과 교착 상태를 객관적으로 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양안 상호 간의 이해에 전혀 도움이 안되며 서로의 인식의 차이만 확대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추 대변인은 이어 "중국이 언론에 관련 용어의 사용을 제한한 것은 중국 당국이 언론의 자유를 통제하고 자국민의 권리를 대폭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언론이 대만의 존재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중국계인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 측도 "'중화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92공식, 일중각표는 모두 신화통신이 발표한 금지용어 조치만으로는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신화통신은 홈페이지를 통해 2016년 7월 개정판 '뉴스보도 금지 및 신중사용 용어' 목록을 공개하고 2015년 11월 판본보다 대만, 홍콩, 마카오 부분, 영토 및 주권 관련 내용 57건을 늘렸다.

통신은 특히 대만을 '국가'로 인정치 않고 중국의 한 부분으로 쓰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중화민국'은 물론 '대만', '타이베이'는 단독으로 써선 안되고 반드시 '중국 대만', '중국 타이베이'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중에서도 1992년 중국과 대만 양안간 구두합의인 '92공식, 일중각표'(九二共識, 一中各表) 가운데 각자 표기 원칙에 따른다는 일중각표 부분을 사용 금지시켰다.

중국은 92공식 가운데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지만 대만은 '각자 표기' 부분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통신은 또 "대만은 중국의 하나의 성(省)"이라며 '국가'나 '정부', '중앙', '전국'으로 표기하지 말도록 했다. 심지어 대만의 별칭으로 '아름다운 섬'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포모사'도 쓸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의 체제나 기구'에 대해서는 따옴표로 표기 처리하고 대만 총통은 '대만 지구 지도자'로 표기토록 했다.

대만의 헌법 및 법률도 '대만 지구의 상관 규정'으로 표기해야 한다. 대만 독립을 의미하는 단어에도 반드시 따옴표 처리를 해야 한다.





lovestaiw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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