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쯤 조정 논의" ECB 총재 한 마디에 유로화 가치 껑충

입력 2017-07-21 10:12
수정 2017-07-21 15:47
"가을쯤 조정 논의" ECB 총재 한 마디에 유로화 가치 껑충

유로당 1.1658달러로 2015년 8월 이후 장중 최고…달러지수는 추락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가을께 돈줄 죄기를 시사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 집계에 따르면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20일 오후 11시 40분(한국시간) 유로당 1.1658달러로 급등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1.24% 상승한 것이다. 장중 기준으로는 2015년 8월 24일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당 1.14달러대에서 움직이던 환율이 갑자기 치솟은 것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변경은) 가을쯤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 동결과 600억 유로 자산매입 규모 유지를 결정했다.

또 일부 시장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필요하다면 자산매입 규모를 늘릴 수 있다'는 문구를 살리는 등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모습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시장 투자자들이 ECB의 정책 결정에는 귀를 닫고 당장 가을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논의가 시작될 수 있다는 발언에만 집중하면서 유로화 환율이 들썩였다.

가뜩이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흐려지면서 약세를 보이던 달러 가치는 추락했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환산하는 달러지수(DXY)는 장중 94. 09까지 내려 2016년 8월 이후 가장 낮았다.

달러 약세 영향으로 엔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111.48엔까지 떨어졌고, 금값은 온스당 1천247.64달러로 올랐다.

조너선 버틀러 미쓰비시 애널리스트는 "ECB가 가을에 양적 완화 테이퍼링에 대한 결정을 달리할 것"이라며 "이 소식에 유로화 가치가 상승했고 달러는 떨어졌으며 금값이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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