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울고 모건스탠리 웃고…'월가 라이벌' 전세역전

입력 2017-07-20 23:57
골드만 울고 모건스탠리 웃고…'월가 라이벌' 전세역전

모건스탠리, 트레이딩서 골드만삭스 압도…10년만에 '시총 뒤집기' 가시권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금융계의 오랜 '라이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개 분기 연속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모건스탠리는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채권 부문을 보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라이벌 투자은행(IB)의 희비는 채권 트레이딩에서 갈렸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채권 트레이딩 매출은 11억6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7% 줄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을 비롯해 다른 대형 은행들도 예외 없이 트레이딩 매출이 줄었지만, 골드만삭스의 매출 감소 폭은 유독 컸다.

시장의 투기수요가 약해지고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헤지펀드 등의 트레이딩에 전문화된 골드만삭스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2분기 채권 트레이딩 매출은 12억4천만 달러로, 골드만삭스를 압도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당시 모건스탠리의 채권 트레이딩 매출이 골드만삭스의 3분의 1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8년 만에 전세가 뒤집힌 셈이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건스탠리가 2분기 연속으로 골드만삭스를 눌렀다"면서 "모건스탠리는 어떤 부분에서도 결점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폭스뉴스 비즈니스는 "지루함(Boring)이 무모함(swashbuckling)을 이겼다"면서 "두 라이벌의 희비는 금융위기 이후로 월스트리트가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증명한다"고 전했다.

금융위기 이후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모건스탠리가 '승기'를 잡았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시가총액 역전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오전 10시 40분 현재 모건스탠리의 시가총액은 865억 달러로, 같은 시간 골드만삭스(91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6년 모건스탠리의 시총을 추월하면서 10년 넘게 우위를 지켜왔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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