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단교 당사국 외교장관들 잇따라 방중…中 중재나선듯

입력 2017-07-20 17:59
카타르 단교 당사국 외교장관들 잇따라 방중…中 중재나선듯

中 "외교로 해결해야…GCC 틀에서 아랍 방식 갈등 해결 지지

"중동 정세 갈림길 서 있어…중국, 사욕없이 중동 문제 처리"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단교 사태까지 치달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카타르 외교장관들이 잇따라 방중해 차후 중국의 역할이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술탄 알자베르 UAE 외교장관이 19일, 세이크 모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외무장관이 20일 중국을 방문했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 3개국과 더불어 카타르에 단교를 선언한 바 있다.

중국은 이번 카타르 단교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니파와 시아파의 각각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에 균형외교를 펴왔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중재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카타르 외무장관이 오늘 업무차 방중했으며 오후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양측은 공동 관심을 가지는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면서 "걸프 지역은 안정과 단결을 유지하며 걸프 각국이 함께 테러리즘에 맞서는 것이 지역 국가 및 국제사회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면서 왕이 부장이 19일 방중한 술탄 알자베르 UAE 외교장관에게 밝힌 걸프위기에 대한 중국의 3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루 대변인은 "첫째 중국은 정치 및 외교적 해결의 큰 방향을 지지하며 각국은 국제 준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국제의무를 확실히 이행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걸프협력회의 기틀 내에서 아랍 방식을 활용한 갈등 해결을 지지하며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셋째 각자가 조속히 대화하고 유연성을 보이는 것을 지지한다"면서 "우선 모든 형식의 테러를 반대한다는 큰 목표에서 견해를 같이하고 이를 토대로 쉬운 데서 어려운 데로 점차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캉 대변인은 최근 팔레스타인 대통령, UAE 국무장관, 카타르 외교장관 등 중동 인사들이 방중한 것과 관련해 "현재 중동 정세가 갈림길에 서 있으며 중동이 불안하면 세계가 평온하기 힘들다"면서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며 우리는 중동 문제에 대해 사리 사욕 없이 처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중동 고위 인사들을 중국으로 오게 한 것은 이런 특수한 시기에 지역 국가의 협조와 협력을 강화하고 화해와 협상을 촉구하며 정세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길 바라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UAE 등 4개국은 지난달 5일 카타르와의 국교 단절을 일제히 선언했다. 이들 4개국은 사우디의 '앙숙'인 이란, 이슬람주의 정파 '무슬림형제단',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 등과 카타르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의심 하에 이런 조치를 했다.

이에 대해 카타르는 UAE 등이 단교 배경으로 거론한 테러세력 지원 의혹이 조작된 것이라고 항변하며 4개국의 단교 결정을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적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미국 등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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