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교사·강사 정규직 전환 여부 둘러싸고 진통 예상

입력 2017-07-20 16:54
기간제 교사·강사 정규직 전환 여부 둘러싸고 진통 예상

교육부·교육청, 심의위원회 꾸려 정규직 전환 대상 결정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간제 교사와 강사 등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둘러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이르면 8월 말 또는 9월 초께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를 꾸릴 계획"이라며 "업무 특성을 분석해 어떤 직종이 (정규직) 전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전국 852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기간제·파견·용역 근로자 등 비정규직 가운데 향후 2년 이상 일할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기간제 교사와 강사에 대해서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정부는 '타 법령에서 기간을 달리 정하는 등 교사·강사 중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를 전환 예외사유로 정했는데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이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이 결정하도록 하겠다는 게 고용노동부 입장이다.

교육부는 우선 전환 기준과 관련된 큰 틀을 마련하고, 기간제 교사와 강사를 비롯해 기존 교원, 사범대학생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교육청이 교육부가 정한 심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6∼10명 규모의 심의위원회를 꾸려 정규직 전환 대상을 결정하게 된다.

논의 대상은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 전문강사 등 강사, 교육공무직 근로자(학교회계직), 파견 근로자 등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기준으로 유치원·초·중·고교에서 4만6천666명이 기간제 교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공무직과 강사는 각 14만명 수준으로 추산한다.

다만, 단위학교와 계약하는 강사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없어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등은 강사 수가 16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공무직은 98.6%가 이미 무기계약직이므로 주로 처우 개선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고용의 안정성 자체를 보장받지 못하는 기간제 교사와 강사다.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에 해당하고, 정교사와 같은 일을 한다.

하지만 매년 임용계약을 맺어야 하고, 상당수 학교는 방학에 월급을 주지 않거나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학기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하고 있어 처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지적돼왔다.

방과 후 돌봄 강사나 영어·체육·예술 전문강사와 관련해서도 고용안정 보장과 급여 인상 등 처우 개선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전국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고용노동부 발표 직후 논평을 내고 "무기계약직 확대를 넘어 정규직 대비 80% 수준의 임금 인상이 절실하다"며 "고용불안이 심각한 초등스포츠강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의 무기계약 전환 여부도 여전히 모호하게 남겨졌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을 일괄적으로 정규직화할 경우 기존 임용체계를 통해 정교사가 된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일부 사립학교에서 불거진 기간제 교사 채용비리 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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