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숨진 괴산수력발전소 폭우때 '수위조절 실패' 논란

입력 2017-07-20 15:14
소장 숨진 괴산수력발전소 폭우때 '수위조절 실패' 논란

지난 16일 폭우로 한때 위험수위 육박…7개 수문 전면 개방

주민 "갑작스런 방류로 피해 키워"…발전소 "메뉴얼따랐다"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소장 김모(59)씨가 20일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충북 괴산군 칠성면 괴산수력발전소(괴산댐)가 지난 16일 사상 유례 없는 폭우 때 수위 조절에 실패해 수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일었다.



괴산수력발전소는 지난 16일 오전 6시께 상류 지역에 30㎜ 이상의 폭우가 내려 수위가 급속히 올라가자 오전 7시부터 수문 7개 가운데 2개를 열고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폭우가 계속 쏟아져 정오께 수위가 135m를 넘어서자 발전소는 수문 7개를 모두 개방했다. 괴산댐은 평소 수위는 131m 65㎝이고, 만수위는 135m 65㎝다.

수문을 모두 개방했는데도 수위가 내려가지 않고 이날 오후 한때 135m 60㎝까지 기록, 물이 댐을 넘쳐 흐르는 월류(越流)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괴산군은 이날 방류에 따라 댐 하류지역인 칠성면 두촌리와 외사리의 131개 가구 주민 260여 명에게 대피명령을 내렸다.

특히 댐의 물이 월류해 넘치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괴산읍과 감물면, 불정면 일대가 잠길 수 있다고 판단,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잔뜩 긴장했다.

이날 댐 방류로 하류 지역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평소 전력 생산을 위해 물을 담아두는 괴산댐이 폭우로 저수량이 급증, 한계 수위에 육박하자 급하게 방류를 시작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주민은 "평소 장마를 대비한 수위조절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탓에 폭우가 내리는 날 갑자기 수문 전체를 개방하면서 하류 지역 침수 피해가 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피해를 본 일부 주민들은 괴산댐을 상대로 소송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괴산댐 측은 그동안 적정량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폭우가 내리던 날은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수문을 개방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57년 축조된 괴산댐은 60년이 지나면서 월류뿐 아니라 붕괴 우려까지도 제기됐다.

이미 1980년 7월 한 차례 월류 사태를 겪었다. 이런 위험성은 2004년과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김소장은 이날 낮 12시 10분께 괴산수력발전소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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