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투극 오명' 대만 의회, 이번엔 물벼락 소동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여야 의원들간의 난투극이 끊이지 않던 대만 입법원(국회) 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의 물풍선 세례로 난장판으로 변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대만 야당인 국민당 의원들은 전날 정부가 제출한 제1기 인프라 건설 특별 예산안을 놓고 심의를 벌이던 입법원 회의장에 물풍선을 던지며 거세게 항의했다.
국민당 의원들은 여당인 민진당의 특별예산안 심의에 반발해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다수 의석인 민진당이 예산안 심의를 강행하자 이 같은 실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은 특별예산안이 "국고 갈취 행위" 등이라고 주장하며 물풍선 투척과 함께 물을 뿌리면서 여당 의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회의장 천장의 전등이 한 의원이 던진 물풍선에 맞아 파손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대만 네티즌들은 "시원하겠다", "같이 참가했으면 좋겠다", "국민당 집권 시절 때도 그랬는데", "공수가 바뀌었네", "나도 어릴적 저러고 놀았다"며 비아냥댔다.
최근 대만은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이날 타이베이의 낮 최고기온은 38도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프라건설 특별예산안의 차기 심의 회의는 다음달 중 속개될 예정으로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인프라 건설, 저출산 극복 등에 대규모 재정을 투입, 경기부양에 나서기로 하고 오는 9월부터 내년 12월까지 1기 기간에 특별예산 1천89억 대만달러(4조968억원)를 쏟아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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