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도는 추경 협상 장기화 우려…협조론도 나와
정부조직 일단락…추경은 '공무원 증원' 평행선·예결위 파행
국민의당 내에선 '협조 필요' 목소리도…극적 돌파구 찾을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설승은 기자 = 여야의 추가경정예산안 협상이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냉각기'로 돌입하는 듯한 모양새다.
정부조직법 협상의 경우 이날 4당이 합의안을 만들어내며 일단락됐지만, 추경안은 여전히 핵심 쟁점인 '공무원 증원' 예산을 두고 평행선만 그리고 있어 일각에서는 논의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다만 이날 국민의당 일부에서는 추경안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드는 등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어 여야 원내지도부가 물밑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야는 이날도 추경과 관련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안에 포함된 80억원에 대해서는 양보할 수 있지만, 본예산에 포함된 목적예비비 500억원을 활용해서라도 증원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공무원 숫자라도 줄여보겠다고 했는데 야당은 그것까지 안된다는 것 아닌가"라며 "양보와 양보를 거듭하며 제안을 했는데도 야당이 안된다고 하니 이제 다른 길은 없다. 우리도 전면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정부조직법을 (합의) 했으니 이제 추경 열전이 될 것"이라며 "야당이 하려는 것은 일자리 대통령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날개를 꺾어버리려는 것이다. 문재인 발목잡기, 문재인 흔들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여당에서는 7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인 8월 2일까지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장기전이 될 것에 대비해 용어부터 '공무원 증원' 대신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으로 바꾸고 여론전 태세를 갖추자는 의견이 나온다.
우 원내대표는 "(추경의 당위성에 대한) 구체적 자료도 우리에게 있다. 여론전은 우리에게 더 유리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도 "8월 2일까지 회기 내에 모든 수단을 다 써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전력 질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에서는 여전히 공무원 증원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공무원 17만4천명 채용 시, 향후 30년 동안 인건비만 327조원이 든다고 한다"며 "이것은 모두 국민 세금으로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 역시 18일부터 사흘째 열리지 못하는 등 파행하고 있어 추경안 논의가 이번 주 안에 마무리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국회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논의가 다음 주로 넘어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당 내에서는 추경안에 협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결국은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의원총회에서 "추경안이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우리가 주도하는 모습이 비치면 국민의당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추경 논의에 참여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민주당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야권에서 입장 선회가 있다는 것은 반가운 얘기"라며 "야당이 전향적 입장을 가져온다면 논의에 속도가 더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위 간사인 민주당 윤후덕 의원과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만나 이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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