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한국관 지도에 독도·동해 실종…역사오류도 많아"
반크 청년 리더 정유정 씨 제보…"항의 및 시정 요구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인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 한국관에 걸려있는 한반도 지도에 '동해'와 '독도' 표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정유정(23·여) 씨가 20일 연합뉴스에 제보했다.
반크에서 청년 리더로 활동하는 정 씨는 최근 1년간 런던에서 체류하며 대영박물관을 둘러보던 중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정 씨가 현장에서 촬영한 한반도 지도를 보면 남북한을 비무장지대로 나눈 상태에서 북한에 평양과 원산, 개성 등 3개 도시, 남한에 서울과 경주, 부산, 광주 등 4개 도시를 보여주고 있지만 동해나 독도는 아예 표기를 하지 않았다.
또 한국 역사 관련 연표에 고조선 시기가 빠져 있고, 고구려, 백제, 신라의 설립 시기 앞에는 '전하는 바에 따르면'(traditionally)라는 용어를 달아 '고구려 traditionally 37 BC - AD 668', '백제 traditionally 18 BC - AD 660', '신라 traditionally 57 BC - 676' 등으로 표기했다.
정 씨는 "고조선 시기를 누락한 것과 다른 나라 연표에는 없는 'traditionally'를 삽입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세계인들에게 역사를 왜곡해 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관에 있는 연표만 보면 외국인들에게 한국은 고구려, 백제, 신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인식돼 역사가 2천 년밖에 안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기태 반크 단장도 "일본이 독도, 동해를 '다케시마', '일본해'로 세계에 홍보하는 상황에서 이는 심각한 심각한 문제"라면서 "국립중앙박물관에 고조선 역사가 소개돼 있고, 한국의 역사책에도 분명 나오는데 세계적인 박물관의 한국관 지도에서 고조선이 사라진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크는 지도에 동해와 독도를 반영하고 한국 역사에 고조선을 삽입하며, 3국 설립 시기 앞의 'traditionally'를 삭제해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대영박물관에 보낼 계획이다.
대영박물관은 연간 600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 한국관은 2000년 마련돼 7∼8세기 통일신라 시대 불상을 비롯해 13세기 고려청자, 조선 후기 백자, 18세기 김홍도의 '풍속도첩'(風俗圖帖)> 등 250여 점의 도자기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은 조선 시대 역사를 설명하는 대형 홍보판에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었다'(Korea was a vassal kingdom of China)라고 적었다가 지난 2005년 3월 이를 발견한 반크의 항의를 받고 바로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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