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KT, 이번엔 모바일 내비 통합…'원내비' 출시
타사 고객에도 개방…업계 1위 'T맵'에 도전장
"자율주행 시대 플랫폼 강화 위한 전략적 통합"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가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
LG유플러스와 KT는 각 사의 모바일 내비게이션 '유플러스 내비'와 'KT내비'를 통합해 '원내비(ONE NAVI)'를 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양사는 작년 2월부터 공유한 실시간 교통정보를 넘어 '원내비'를 통해 목적지 정보 등 주요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통합하고, 기존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신규 서비스 '교차로 안내'와 '음성 안내'를 선보였다.
교차로 안내는 복잡한 교차로에서 사진으로 경로를 안내하던 유플러스 내비의 '리얼맵'과 KT내비의 '리얼 사진뷰'를 통합해 동영상으로 교차로 진출입 시 경로를 안내하는 서비스다.
음성 안내는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100m 직진 후 우회전하세요' 대신 '세종문화회관을 지나서 바로 우회전하세요'라고 안내하는 방식이다.
GPS(위치정보) 반응 속도도 높여 운전자가 경로를 이탈하더라도 GPS가 신속하게 위치를 경로에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원내비는 양사 내비가 각각 제공하던 ▲ 경로상 최저가 주유소 안내 ▲ 특정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출발시각 알림 서비스 ▲전국 1만여개의 교차로 실사 사진 ▲ 114 데이터베이스 기반의 목적지 및 주변 검색 ▲ 운전 중 자동 응답 등을 통합해 제공한다.
원내비는 통신사와 관계없이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와 KT 고객은 기존 내비를 업데이트하면 된다.
단 KT와 LG유플러스 고객이 원내비를 사용할 경우 내비 사용에 필요한 데이터 요금은 면제된다.
양사가 협력해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KT그룹 계열사 지니뮤직[043610]의 지분 15%를 인수해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지니뮤직의 음원을 활용한 부가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KT 계열 후후앤컴퍼니와 함께 스팸 전화·문자 차단 앱 '후후-유플러스'를 출시한 데 이어 스마트폰 주소록 검색창을 활용한 번호안내 서비스도 시작했다.
모바일 내비 통합은 향후 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SK텔레콤[017670]이 작년 7월 타사 고객에 T맵을 무료 개방한 것도 차세대 플랫폼 확대를 위해서였다. T맵 개방을 통해 사용자 기반을 넓혀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해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에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T맵 개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T맵은 작년 7월 타사 고객에 무료 개방한 뒤 월간 가입자가 40% 이상 늘며 1천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체 시장의 60%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SK텔레콤은 전면 개방 후 T맵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세계적인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와 협력해 T맵을 3D 초정밀 지도(HD맵)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현재 KT내비의 월 이용자 수는 280만명 안팎, LG유플러스는 8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내비 통합으로 원내비는 카카오내비(월 사용자 약 360만명)을 제치고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원내비를 통해 실사용 데이터를 대량 확보하게 돼 인공지능 적용 등 향후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기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현준용 AI서비스사업부 전무는 "단순한 브랜드의 통합에 그치지 않고 양사가 보유한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원내비의 품질을 더욱 향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 문정용 플랫폼서비스사업단장은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지리정보 데이터는 매우 중요하다"며 "양사가 내비를 통합함으로써 미래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사는 원내비 출시를 기념해 '출석체크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SNS ID로 로그인해 일정 횟수 출석하면 추첨을 통해 주유 상품권, 호텔식사권, 지니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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