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빅4'도 없는 PGA…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안갯속
매킬로이·존슨·스피스·데이 4강에 마쓰야마·람·가르시아 등 우승후보 즐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세계 남자 골프에 절대 강자 없는 '춘추전국'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와 같은 '원 톱'도, 누구나 동의할 만한 '빅(Big) 3'나 '빅 4'도 없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오픈(디오픈)의 우승컵도 누가 들어 올릴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20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로열 버크데일 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디오픈을 앞두고 세계랭킹 3위인 조던 스피스는 "누구를 빅 4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가령 욘 람 같은 선수를 빼고 빅 4를 얘기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세계랭킹 7위인 욘 람(스페인)은 최근 아이리시오픈에서 2위와 무려 6타차로 우승했다.
스피스는 "람은 당시 필드를 평정했다"며 "보통 빅 4를 꼽을 때 람이 들어가지 않을 텐데, 그런 활약을 보여준 선수를 어떻게 제외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세계랭킹 4위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지금 골프계엔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다"며 "두드러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랭킹 1위인 더스틴 존슨(미국)은 타이거 우즈처럼 골프를 정복할 선수가 나올 것 같냐는 질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재능 수준이 워낙 높아서 누군가가 지배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존슨은 상위 50위 내 골프 선수들은 누구나 메이저 우승 가능성이 아주 크다는 점이 골프와 테니스의 차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골프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시즌엔 특히 절대 강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2014년 매킬로이가 디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우승했을 때만 해도 그가 우즈에 이어 골프황제로 등극하나 했는데 이듬해 조던 스피스가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메이저 2승을 거두며 투톱으로 올라왔다.
이어 제이슨 데이(호주)가 가세해 '빅 3'가 됐던 것이 존슨의 활약으로 '빅 4'가 됐고, 여기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욘 람,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이 치고 올라오며 지금은 강자를 한 손에 꼽기 힘든 상황이 됐다.
데이의 2015년 PGA 챔피언십 우승을 시작으로 최근 7번의 PGA 메이저 우승컵을 모두 메이저 첫 우승자의 손에 돌아갔다.
이번 시즌은 특히 혼전이었다.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선 존슨과 매킬로이, 데이가 모두 컷 탈락했고, 매킬로이는 특히 이후 아이리시오픈과 스코티시오픈에서도 2주 연속으로 2라운드 만에 짐을 싸야 했다.
강자들이 흔들린 안갯속 PGA 투어에서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나 잔더 셔펠레(미국)처럼 100위권 밖에 있던 선수들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스피스는 누가 디오픈의 주인공이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누구라도 될 수 있다"며 예측을 포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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