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혐의로 실형 선고받은 브라질 룰라 "대선출마 의지 더 커져"
"테메르 현 대통령 사임과 개헌 통한 조기대선 치러야" 주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대선 출마 의지가 커졌다는 뜻을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실형을 선고한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이번 판결로 2018년 대선에 출마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룰라는 "노동자당의 대선 후보가 반드시 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나는 국가를 운영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입증했기 때문에 대선 후보가 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룰라는 연방검찰에 의해 부패 혐의로 기소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에 대해서는 "테메르는 도덕적 권위가 이미 사라졌으며 국정을 계속 운영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면서 테메르 사임과 개헌을 통한 조기 대선을 주장했다.
앞서 권력형 부패수사의 전담 판사인 모루 판사는 지난 13일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해 9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지난달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룰라는 29∼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이 14∼27%,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이 13∼18%,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가 10∼13%로 2∼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룰라에 대한 실형 선고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65.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그의 대선 출마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2018년 대선과 관련해 룰라 외에 다른 후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배수진을 치면서 룰라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국제사회에 지지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노동자당과 가까운 사회단체와 노동계는 모루 판사의 판결을 비난하고 룰라를 지지하는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연쇄적으로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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