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보는 구인난 원인은
열악한 근무여건·급여 등 꼽아…남경필 "지원책 마련할 것"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교통이 불편해 입사하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급여와 복지가 열악하다 보니 차라리 도심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도내에 적게는 12만개, 많게는 20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중소기업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해 취업난을 해소하겠다고 나선 남경필 경기지사가 19일 오후 10여명의 도내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나온 하소연이다.
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는 "중소기업 임금이 낮다 보니 20대 구직자들은 '차라리 도심지역에서 정해진 시간만큼 아르바이트해도 그 돈은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들이 나중에 가정을 이뤄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할 때나 중소기업을 찾아오니 중소기업은 늘 구인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의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있다 보니 중·석식을 제공하고 연봉 2천400만원 이상을 준다고 해도 입사를 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급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초봉이 2천400만∼2천700만원 정도인데 '여기서 근무하면 좋겠다'고 하면서 이력서를 냈다가도 오질 않는다. 우리 회사는 사원들 편의시설도 잘 마련돼 있고 회사 수익을 차후 배분한다고 해도 그렇다"며 "청년 구직자들이 너무 대기업만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청년 구직자들, 미래 구직에 나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취업설명회 등을 해 보면 이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우리 회사 좋다'고 홍보를 해도 믿지를 않는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인사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이유로 중소기업들이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인사담당자는 "내국인을 채용해도 1년을 버티지 못하다 보니 인력난이 악순환 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에 교통 편의 제공, 도의 '일하는 청년 통장' 같은 중소기업 신규 입사자들을 위한 장기 목돈 마련 지원 정책, 주거복지 지원, 도의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증 및 홍보 등을 남 지사에게 건의했다.
남 지사는 "도가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위해 올가을 많은 재정을 투입한 정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이를 위해 현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말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일자리 미스매치는 결국 급여와 주거, 보육 등의 문제인 것 같다"며 "여러 의견을 들어 중소기업 취업자들의 임금 격차 해소, 장기적인 자산 형성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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