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술탈환 이라크군, IS 대원을 절벽 아래로 던지는 녹화물 등장
국제인권단체, 불법적 즉결 처형에 우려 표시
영국 신문 "복수심 외에 부패때문에 뇌물주고 석방될까 의심도 작용"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이라크 정부군이 이슬람국가(IS) 근거지 모술을 탈환하고 잔당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이라크군이 IS 대원 용의자들을 절벽 아래로 던져 버린 뒤 총격을 가해 확인 사살하는 장면을 담은 녹화물이 온라인에 게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 녹화물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으며 녹화물이 진짜로 판명될 경우 관련자들을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BBC 등 영국 언론들이 전했다.
국제인권옹호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모술탈환 과정에서 이라크군이 비무장 성인 남자들과 소년들을 적법한 사법 절차 없이 불법적으로 처형하거나 구타하는 등 인권유린 행위에 대한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었다.
문제의 녹화물엔 전투복 차림의 군인들이 한 비무장 남성을 티그리스 강변의 한 콘크리트 구조물 끝으로 끌고 가 10m쯤 높이 절벽 아래로 던져 버리고는 여러 차례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 찍혀 있다. 절벽 아래 땅바닥엔 그 이전에 던져진 듯 이미 한 사람이 엎어져 있다.
BBC는 지난 13일 이 녹화물의 진위를 독자적으론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HRW는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이 장소를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HRW에 따르면 이 녹화물은 모술과 인근 지역에서 이라크 보안대와 군대의 활동에 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한 이라크인이 지난 11, 12일 올린 4편의 녹화물 중 하나다.
모술 현지 상황에 대한 특집을 다루고 있는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17일 이라크 보안군이 포로로 잡은 IS 대원 용의자들을 이처럼 현장에서 사살하거나 절벽에서 떨어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처형하는 것에 대해 "복수심 이상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체포한 용의자들을 수용소에 보내면 이들이 바그다드 당국을 매수해 석방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자신들의 정부가 너무 부패해 생포한 IS 대원들을 뇌물을 받고 풀어줄 것이라는 의심"이 이라크 보안군의 즉결 처형의 한 이유라고 한다며 "한 전직 이라크 고위 관리는 IS 대원 한 사람의 석방에 필요한 뇌물 액수를 정확히 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와 함께 "악명높은 IS 대원 2명이 방금 석방된 사실을 알고 있다"는 등의 모술 주민들의 얘기도 전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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